대전시와 충남도의 내년도 예산안이 각 지방의회에 제출된 가운데 이들 자치단체의 금고를 운영하는 은행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지자체의 예산은 일반회계, 특별회계, 기금 등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대전시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안 가운데 하나은행이 운영하는 일반회계는 2조 171억 원으로 전년(1조 9200억 원)보다 971억 원 늘었고, 특별회계도 6682억 원으로 전년(5954억 원)보다 728억 원 증가했다.

반면 대전농협이 맡고 있는 기금은 4000억 원으로 전년 4220억 원보다 220억 원 감소했다.

충남도 예산안의 경우 충남농협이 담당하는 일반회계가 3조 3427억 원으로 전년(3조 2380억 원)보다 1047억 원 늘었지만, 제일은행이 맡은 특별회계는 5808억 원으로 전년(6261억 원)보다 453억 원 줄었고, 하나은행이 운영하는 기금도 3178억 원으로 113억 원 감소했다.

이 가운데 자신들이 담당하는 분야의 내년도 예산이 감소한 은행들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역마진에 처할 가능성이 높아 울상이다.

회계 특성상 일반회계는 대체로 단기성 자금이 많아 저금리로 운영되고, 특별회계와 기금은 상대적으로 장기 정기예금 비중이 높은 고금리 운영이 많아 더욱 불리하다는 것이 관계자의 주장이다.

게다가 올해는 경제위기에 따라 지자체들이 예산 조기집행을 시행하면서, 담당 금고 은행이 보유한 평균잔액도 크게 낮아져 운영에 어려움을 용어왔다.자일반적으로 금고의 평균잔액은 전체 예산의 15~20% 수준을 유지했지만, 올해는 예산 조기집행에 따라 한 자리 %대로 급감했다.

모 은행 관계자는 “금고 계약 당시 예금이자 수준이 지금의 대출금리보다도 높은 연 7~8%였던 탓에 역마진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올해는 예산 규모까지 줄어들어 더욱 힘들어 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올해 예산이 늘어난 은행들 역시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해당 은행 관계자는 “예산 조기집행으로 평균잔액이 급감하면서 수익구조가 크게 악화된 반면 경제난으로 인해 각종 사회 환원사업이 늘어 어려움이 많았다”며 “내년도 예산이 늘었다고 해도 지금 상황에서는 행정 집행에 따른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어렵기는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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