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주요 사립대의 수시전형 일부가 외국어고등학교에만 유리하게 짜여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를 반영하듯 이들 전형의 합격자는 외고생들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권영길 의원이 19일 주요 사립대학의 수시 1차 합격생을 분석,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서강대 등 수도권 주요 대학들의 일부 수시전형이 ‘외고전형’으로 변질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는 모집정원 200명인 ‘세계선도인재’ 전형에서 외고생 합격자가 전체의 52.5%인 105명에 달했다.

세계선도인재 전형에 지원하기 위해선 고득점의 토플이나 TEPS 875점 이상의 성적표를 제출해야 하고 학점선이수제도(AP)에서 3과목 이상의 성적을 획득해야 한다.

연세대는 서로 다른 2개 이상의 언어에 대한 공인성적을 제출해야 하는 ‘글로벌리더’ 전형에서 모집정원 496명 중 외고생 합격자가 205명(41.3%)이었고 성균관대의 글로벌리더 전형 역시 230명 중 96명(41.7%)이 외고생인 것으로 조사됐다. 외고생 출신 합격자 가운데 동일계열(어문) 진학자는 24%의 저조한 비율을 보였다.

반면 이들 대학의 ‘사회적 배려대상자’ 모집 인원은 소수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의 경우 교육기회균등모집 인원이 30명에 불과했고 연세대는 50명, 성균관대는 70명, 서강대는 48명으로 ‘외고전형’에 비해 월등히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권 의원은 “사립명문대들이 높은 사설영어시험 점수를 지원자격으로 하는 전형을 대폭 확대하고 있는 이유는 외고생을 원하기 때문”이라며 “외고는 부모의 소득과 자녀의 학벌을 제도적으로 연결하는 고리로 학벌의 구조화는 사회 양극화를 더욱 부추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창현 기자 jch801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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