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전우용 기자 yongdsc@cctoday.co.kr  
 

홍성군 삼준산 자락에 위치한 가곡저수지는 깊고 맑고 깨끗하기로 유명한 저수지이다.

사람들의 발길이 아직까지는 빈번하지 않고, 주변에 산림이 빼곡히 들어차 있어 쾌적한 쉼터로서도 손색이 없다.

저수지 제당이 다른 저수지와 달리, 내·외장석으로 만들어져 제당에 풀이 자라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홍성군 갈산면 신안리·내갈리와 예산군 덕산면 봉당리·내나리 등 2개군·7개리 201㏊, 500여 명이 갈산지의 생명수를 공급받아 농사를 짓고 있다. 인근엔 어죽·닭볶음탕(닭도리탕)으로 유명한 음식점들이 오가는 이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농업용수 기능

가곡저수지는 지난 1982년 1월에 착공해 1984년 1월 1일에 준공된 저수량 157만 5000t의 농업용수 담수용 저수지로 수리면적이 233㏊에 달한다. 제당길이 234m, 제당높이는 22.5m에 이르며 평균수심 15m의 비교적 바닥이 깊은 계곡형 저온담수 저수지로 손꼽힌다.

홍성군과 예산군의 접경에 있어 저수지가 준공되기 전에는 서로 눈치보며 개발을 미루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뎠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저수지 축조이래 지금까지 30년여 동안 이 지역 주민들이 옥토를 가꾸는 데 생명꾸나 다름없는 용수를 공급해 주고 있어 주민들에겐 더없는 보배로운 존재이다.

가곡지가 위치한 삼준(三峻)마을은 저수지 축조 이전에 윗말(상촌)과 아랫말(하촌)으로 나뉘어 있었지만 아랫말 대부분이 수몰됐고, 윗말 역시 전출·분가 등으로 현재는 20여 가구가 남아있다. 이들 주민들은 ‘아름다운 골짜기’라 하여 이름붙여진 가곡리(嘉谷理)에서 전답을 일구며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가곡지에는 한때 향어(이스라엘 잉어)를 양식하는 가두리 양식장이 있었지만, 농어촌공사가 수질오염을 우려해 양식장을 철거한 후 현재는 물놀이나 낚시가 금지돼 최고의 청정수역으로 거듭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어족 자원 및 수질 보호를 위해 소류지(물보)를 조성해 쉬리·산천어·꺽지·구굴이·참붕어 등 토종물고기의 산란처를 만들어주는 등 저수지 축조당시 원형을 살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철저한 하수 정화 및 수질오염 방지대책의 일환으로 저수지 상류에서 사육하던 소·돼지·염소 등의 축산업이 원천 봉쇄돼 축산폐수 방류가 전혀 없는 1급 수질의 저수지로 거듭 태어났다. 이 같은 수질은 강원도 심심계곡의 수질과 맞먹는 것으로 한겨울 상수도가 동파되면 마을주민들이 저수지 물을 식수로 사용할 정도다.

가곡지는 주변경치가 워낙 수려해 겨울철이면 청둥오리 등 철새들이 찾아와 노니는 곳으로도 명성이 자자하다.

   

◆홍성의 관문 지킴이

홍성군 갈산면 가곡리 삼준마을에 위치한 가곡지는 서해안고속도로 홍성나들목을 나와 수덕사 방향으로 5㎞쯤 가다보면 지금은 폐교된 가곡초등학교를 지나면서 진입로를 만날 수 있다.

가곡지가 위치한 갈산면은 ‘홍주의 얼’을 계승하고 있는 홍성군의 관문으로 일제강점기 청산리 전투에서 혁혁한 전과를 거둔 독립군 총사령관 김좌진 장군의 출생지로도 유명하다. 전국적으로 면 단위에서는 몇 안남은 5일장(3일과 8일)이 열려 고향의 향수를 느끼며 지역 특산물을 마음껏 구입할 수도 있다.

◆관광휴양 기능

가곡지를 품고 있는 삼준산은 서산군 고북면과 홍선군 갈산면의 경계에 위치했으며 해발 490m로 비교적 높지 않지만 넓은 평원 위에 우뚝 솟아있어 전망 좋기로 유명하다. 산행 중 바다를 볼 수 있으며 산세가 부드럽고 평탄해 가족단위 나들이에 적합하다. 봄에는 기암괴석 사이로 피어오른 진달래와 야생화가 장관을 연출하고, 가을에는 등산로를 따라 피어난 억새가 가을산행의 재미를 더해준다. 특히 정상에 오르면 서해 천수만과 남쪽 능선의 운교봉(해발 340m), 서해안고속도로, 가야산·수덕산·일락산·오선산과 함께 간월호 등이 한눈에 바라보인다.

서해안고속도로 홍성 IC 또는 해미IC를 빠져나와 덕산온천, 수덕사, 남당항 등을 찾는 여행객들은 누구나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지리적 여건으로 가곡지를 찾는 이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가곡지 인근 예산군 덕산면 덕숭산에 있는 수덕사는 조선시대 제26대 왕 고종(高宗) 2년(1865)에 만공(滿空)이 중창한 후로 선종(禪宗) 유일의 근본도량으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문헌으로 남아 있는 기록은 없지만, 백제 위덕왕 재위 때 고승 지명이 처음 세운 것으로 추정되며 제30대 무왕 때 혜현이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을 강설해 이름이 높았으며, 고려 제31대 공민왕 때 나옹이 중수한 것으로 전해지는 사찰이다. 일설에는 599년(신라 진평왕 21)에 지명(智命)이 창건하고 원효(元曉)가 중수하였다고도 전해진다. 국보 제49호인 수덕사 대웅전은 국보 제18호인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과 함께 현존하는 한국 최고(最古)의 목조건물로 손꼽힌다.

또한 가곡지와 덕산온천을 연결하는 40번 국도에는 꽃길이 조성돼 있어 봄·가을 연인들의 드라이브 코스로도 인기가 높다.

나인문 기자 nanews@cctoday.co.kr

사진=전우용 기자 yongds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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