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로 인해 연말연시 분위기도 예년과 사뭇 다른 것 같습니다.”

대전의 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박성진(35·가명) 씨는 “생후 6개월된 아들 녀석이 나 때문에 신종플루에나 걸리지 않을까 걱정이 돼 몸 조심을 하다보니 회식자리도 피하게 되고, 올 겨울엔 송년모임도 크게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17일 대전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신종플루 감염 우려로 직장인들의 위생 관념이 높아지면서 기업체와 각종 단체의 회식문화가 바뀌는 가운데 송년모임이나 동창회, 향우회 등을 대폭 축소해 치르거나 아예 취소 또는 연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연례적으로 연말에 갖던 모임을 신년회로 대체하는 경우도 있고, 영·유아와 노약자 등 고위험군이 많이 참여하는 돌잔치나 칠순잔치 등도 생략하거나 소규모 가족모임으로 치러지곤 한다.

이에 요식업계는 물론 여행·레저·유통업계 등도 연말특수 실종을 우려하며 매출 증대를 위한 묘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매년 이맘때면 연말까지 계속될 송년회 스케줄을 짜느라 분주했던 직장인들도 올해는 가급적 대규모 모임을 자제하며 건강을 도모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올해 송년모임 계획이 있는 직장인 중 절반 가량은 최근 신종플루로 인해 모임 횟수를 줄이거나 작은 규모의 일부 모임만 참석하는 등 송년모임 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지난달 11일부터 15일까지 직장인 128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예상하는 송년모임 횟수는 평균 2.5회로 지난해(4.5회)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송년모임 계획이 없다는 응답자들은 그 이유(복수응답)로 '신종플루 감염을 막기 위해서'가 37.1%로 가장 많았고, '금전적 부담이 커서'(36.4%),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30.7%), '지나치게 과음을 하게 돼서'(27.3%) 등이 뒤를 이었다.

또 송년모임 시 신종플루 예방을 위한 개인행동으로는 '술잔을 돌리지 않는다' '개인접시에 담아 음식을 먹는다' '술자리는 되도록 1차에서 종료한다' '노래방은 피한다' 등이 꼽혔다.

최 일 기자 orial@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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