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도 비싼데 난방비라도 아껴야죠.”

주부 임유경(37·대전 유성구 하기동) 씨는 며칠 전 마트에서 가족들의 내복과 문풍지, 실내용 덧신을 샀다.

내복과 문풍지, 덧신으로 보온성을 높여 난방비를 절약하겠다는 계획.

임 씨는 “난방비 부담은 나날이 높아만 가는 상황에서 집안의 온도를 예년처럼 올릴 수 없다”며 “올 겨울부터 가족 모두 내복을 입고, 집안 온도를 2도 정도 낮춰 난방비를 절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970~1990년대 인기를 끌었던 내복, 문풍지 등 추억의 상품들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으로 난방비 부담이 높아지는 가운데 아침 최저기온마저 영하로 급격히 떨어지면서 연료비 절감에 도움을 주는 보온제품이 각광 받고 있는 것.

16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대전 둔산점에서 이달(1~15일) 판매된 내복·레깅스·타이즈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5%나 신장했다.

갈수록 치솟는 기름값에 조금 더 따뜻하게 입어 난방비를 줄이려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홈플러스 측은 분석했다.

실제 내복을 입으면 체온이 2~3도 상승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실내온도를 1도 낮출 경우 난방비 7%의 절감효과가 있어, 내복을 입고 실내온도를 2도만 낮춰도 난방비를 14%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보온성뿐만 아니라 패션, 기능성까지 갖춘 제품들도 속속 선보이고 있어 기능성 내복을 찾고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전점의 유니클로 매장에서 판매하는 히트텍(내의처럼 옷 안에 입어 보온을 높여주는 속옷)의 이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0%나 급증했다.

백화점 란제리 매장 관계자는 “지난해만해도 내복을 사가는 고객은 40~50대가 대부분이었다”며 “올해는 웜비즈(Warm-Biz) 운동 등의 영향으로 젊은 소비자의 내복 구입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웜비즈 운동은 실내에서 내의, 조끼나 카디건 등을 덧입는 것으로 가볍고 얇은 옷을 겹쳐 입음으로써 보온성을 높여 난방비를 절약할 수 있어 각광받고 있다.

비교적 고가의 제품을 판매하는 가전제품 매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예년에는 돌침대 등 고가의 제품들이 많이 팔렸으나 올해는 전기요, 전기매트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제품의 매출 신장률이 높다는 게 백화점 측의 설명이다.

대형마트와 천원숍 등에서는 집안의 외풍을 차단하고 실내 온도를 유지시켜 주는 문풍지가 다시 등장했다.

창문 틈새나 현관, 전선 때문에 생기는 공간에 문풍지를 붙이면 외풍과 열 손실이 30% 이상 줄어들어 난방비가 절감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권순재 기자 ksj2pro@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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