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호기심에 만난거에요. 아무 짓(?)도 안했어요.”

요즘 청주상당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직원들은 어느 때보다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최근 경찰에 붙잡힌 17세 가출소녀 2명에게 10~15만 원을 주고 성매매를 한 남성들과 이 소녀들의 협박에 못이겨 강제로 성매매를 한 15세 지적장애 여학생을 상대로 한 성매수남성 20여 명을 불러 조사를 벌이는데 진땀을 흘리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앞으로 조사를 받아야 할 성매수남 10여명은 바쁜 일정을 핑계로 출두를 미루거나 아예 전화기를 꺼놓는 사례가 빈번해 경찰이 골머리를 썩고 있다.

경찰조사에 응한 대부분의 남성들도 “본 적 없는 애들이에요. 처음 보는데… 증거있습니까?”라는 궤변만 늘어놓고 있다.

‘모르쇠’ 작전을 펼치는 성매수남성들과 혐의를 입증하려는 경찰관들의 때 아닌 ‘두뇌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성매수남들은 누구?

경찰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성매수남 30여 명은 대부분 회사원이다.

조사를 마친 20여 명의 성매수남들 중에서도 직업을 회사원이라고 진술한 사람은 6명이고 무직자도 4명이나 됐다.

연령대는 30대가 13명, 20대가 3명으로 30대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성매매 혐의로 조사를 받으러 온 A 씨는 자신의 약혼녀와 함께 등장해 경찰들을 당황케 하기도 했다.

A 씨는 약혼녀와 데이트 중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경찰의 전화를 받았고 통화내용을 듣게 된 약혼녀가 장래 남편의 성매매 혐의가 사실인지를 직접 확인하겠다며 경찰서를 찾아 온 것이다.

A 씨는 약혼녀와 함께 온 자리에서 혐의를 적극 부인하다 다음날 다시 경찰서를 찾아 “약혼녀가 있어 부인할 수 밖에 없었다”며 결국 혐의를 인정했다.

◆성매수남들의 대범함

성매수남들의 범행수법은 대범했다.

이들은 채팅을 통해 가출소녀들을 만났다. 남성들은 17세 소녀 2명 중 마음에 드는 소녀 1명을 정해 성관계를 갖는 일명 ‘초이스’형태의 성매매를 했다. 특히 17세 소녀들의 강요에 못이겨 성매매를 한 15세 지적장애 여학생과 성매매를 할 때는 이 여학생이 도망가지 못하게 감시하러 온 17세 소녀 중 한 명이 같은 방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음에도 성관계를 갖기도 했다.

장소 선정도 대범했다.

한 성매수남은 사람들이 자주 지나다니는 공영 주차장에 자신의 차를 세워놓고 성매매를 했고, 다른 성매수남은 자신의 집으로 끌어들여 성관계를 갖기도 했다.

한 성매수남은 이들과 한 번 성관계를 가진 뒤 채팅 등으로 지속적으로 연락을 하며 또다시 만나 성관계를 가졌다. 한 남성은 3명의 소녀들과 번갈아가며 성매매를 하기도 했다.

이들 성매수남들 중 16명은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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