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차 직장인인 김성진(38·가명) 씨는 일과 이후 재취업을 위한 자격증을 따기 위해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학원을 찾아 ‘주경야독’을 하고 있다.

주 5일 간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진행되는 3시간의 강의를 듣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김 씨는 실직 후 막막해질 생계를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고 있다.

자격증 취득에 대한 강한 의지로 피곤함을 이겨내고 있다는 김 씨는 “업무시간에도 짬짬이 인터넷에서 다운 받은 강의 파일을 듣곤 한다”며 “회사의 경영난이 심화되다보니 조만간 직장을 잃을 수도 있다는 걱정으로 학원 수강을 하고 있다. 몸은 고되지만 아내와 아이들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으로서 앞날을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씨처럼 고용 불안을 느끼는 직장인들이 늘면서 승진, 이직 등을 위해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이른바 ‘샐러던트’가 급증하고 있다. 샐러던트(Saladent)란 봉급생활자를 뜻하는 샐러리맨(Salaryman)과 학생을 뜻하는 스튜던트(Student)를 합쳐 만든 신조어로 '공부하는 직장인'을 의미한다.

한 취업전문업체가 최근 직장인 12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바쁜 근무시간 중에서도 하루에 1~2시간 정도 학습에 투자하는 직장인이 10명 중 7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에 명예퇴직을 강요당하는 것을 풍자하는 이른바 '38선'이라는 말까지 등장한 현실 속에서 샐러던트는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발버둥 쳐야 하는 직장인의 서글픈 현실,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진 우리 사회의 풍속도를 반영한다.

샐러던트는 직장에 몸담고 있으면서 새 분야를 공부하거나 현재 자신이 종사하는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공부하는 ‘직장인의 자기계발’이란 긍정적 의미로 기존의 평생교육과 비슷하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평생교육은 지속적인 자기학습의 성격이 짙은 데 비해 샐러던트는 고용 불안에 따른 자기계발의 성격을 띤다.

대전종합고용지원센터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실직을 우려하는 직장인들이 늘면서 유망자격증을 취득하거나 재취업을 위한 직업교육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는 것 같다”며 “고용보험에 가입된 직장인이라면 근로자수강지원제도, 근로자능력개발카드제 등을 활용해 무료나 저렴한 비용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일 기자 orial@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