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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마이클 잭슨 공연 실황 DVD의 '부록' 정도가 되었을 것이다. '마이클 잭슨의 This is it'은 지난 7월 예정되어 있던 마이클 잭슨의 세계투어의 정식 명칭이다. 그리고 영화는 이제는 영영 볼 수 없게 된 마이클 잭슨의 공연 리허설 과정을 담고 있다. 마이클 잭슨은 대표적인 팝스타로 온갖 추문과 억측의 대명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영화는 노래, 춤 등 마이클이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인간적인 면이나 진솔한 내면이 드러나는 다큐멘터리는 아니다.
다만 충실하게 공연 준비에 임하는 마이클 잭슨의 모습에서 어떤 꼼꼼함이나 음악성, 진지함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이 영화는 일종의 찬양가이기도 하다.
영화의 맨 첫 장면은 마이클 잭슨의 투어에 함께 할 백댄서 오디션 장면이 나온다.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 지원자들의 떨리는 인터뷰.
그들은 마이클 잭슨의 음악에서 영감을 얻었고 계시를 받았던 마이클 잭슨을 신(神)처럼 생각하는 댄서들이다. 그들은 말한다. "마이클과 함께 무대에 설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요."
필자는 마이클 잭슨의 팬은 아니다.
그가 맹위를 떨쳤던 1980년대는 물론이고, 마지막 불꽃을 피웠던 1990년대 초반까지도 좋아했던 적은 없다.(나는 헤비메탈키드였는데, 팝과 댄스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오히려 그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성형부작용 소식 및 소아애적 취향 등이 전해진 1990년 이후였다.
그리고는 한껏 놀리고 다녔던 기억도 있다.
한 때는 '팝의 황제'였겠지만, 이제 몰락한 황제는 일반인의 조롱거리가 되기 충분했다.
이 영화를 보고, 그런 마음이 달라졌다는 착한 고백을 하려는 건 아니다. 그와 관련된 에피소드와 소문은 아직 유효하다. 진실은 아직 저 너머에 있으니까.
어쨌든 그의 음악은 정말 멋있다.
그리고 공연 리허설 장면은 정말 대단하다. 마이클 잭슨은 1958년생이다. 우리 나이로 52세. 하지만 여전히 최고의 댄스 실력과 공연무대에 대한 아이디어는 세심하고도 뛰어났다.
무엇보다 자기 공연에 대한 열정은 뜨겁고도 드높았다. 더구나 그 아름다운 목소리란.
생각해보니, 마이클 잭슨은 '문워크' 이전에 가수였다. 잭슨 파이브 시절부터 그는 천상의 목소리를 가졌다. (이것은 우리나라 댄스가수들과 정말 다른 점이기도 하다.) 노래도 잘하는 댄스가수가 아니라 노래하던 친구가 댄스까지 하게 된 것이다.
만약 마이클 잭슨이 살아 있었더라면, 이 영화는 개봉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 역시 이 영화를 보지 않았을 것이고, 추문 속에서 뒹굴고 있는 마이클 잭슨에게 조소를 보내며 지내고 있었을 지 모른다.
하지만 마이클은 죽었고, 그의 미공개 리허설 장면은 영화가 됐다.
영화 속에서 그는 여전히 1980년대를 살고 있는 것 같았다. 지금은 촌스러운 트레이드마크 같은 옷을 입고 잦은 성형 때문인지 얼굴도 많이 변하지 않았다.
그의 집이 네버랜드였던 것처럼 어쩌면 그는 피터팬이 됐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