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수한 벼 가격이 급락하면서 궁여지책으로 볏짚을 내다 파는 농가가 늘고 있다.

일반적으로 추수가 끝나고 남은 볏짚은 논에서 썩혀 다음 농사를 위한 거름이 되고, 일부 농가들은 한우 사육에 필요한 사료 원료로 사용했다.

그러나 올해는 쌀 재고량 과다와 풍작이 겹치면서 벼 수매 가격이 폭락, 농가 입장에서는 볏짚이라도 팔아 한 푼이라도 더 건지려고 한다는 것.

충남 금산군의 농민 A(63) 씨는 “매년 볏짚을 논에 골고루 펴서 거름으로 삼았는데, 올해는 아쉬운 대로 볏짚을 팔았다”며 “10마지기(2000평) 남짓 논에서 나온 볏짚 값으로 30만 원을 받긴 했는데 뭔지 모를 아쉬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올해는 볏짚을 파는 농가가 크게 늘면서 가격도 크게 내렸다.

볏짚 가격은 특별히 정해진 시세도 없이 주변의 수요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어서 농민들은 찾는 사람이 주는 데로 돈을 받고 넘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 충남과 대전 인근 농지에서 지난해 마지기(200평) 당 4만 원 가량이던 것이 최근에는 1만 5000원~3만 원까지로 천차만별이다.

게다가 날이 추워지고 비 등으로 볏짚이 젖으면 이마저도 팔 수 없기 때문에 농가들은 서둘러 팔 곳을 알아보고 있다.

그러나 볏짚은 겨우내 논에서 썩으며 토양의 산성화를 방지하고 병충해 예방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를 걷어내면 다음 농사에 좋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대전 인근에서 벼 농사와 한우 사육을 병행하는 한 농민은 “올 들어 볏짚을 파는 농가가 늘고 있지만, 볏짚의 거름역할이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소 배설물을 다시 나줘주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 관계자는 “볏집에는 각종 유기질과 질소 등이 풍부하고 토양의 점도 등을 개선하는 효과가 크다”며 “이 같은 볏짚을 팔면 다음 농사에는 더 많은 비료를 사용해야 하고 이는 다시 볏짚을 판 수입보다 더 많은 비료 값을 추가 지출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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