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도내에선 처음으로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신종플루 예방백신 접종이 당초 예정보다 이틀 앞당겨 9일 옥천 삼양초에서 시작됐다. 옥천군청 제공  
 
충북도 보건당국이 학생들에 대한 신종플루 백신접종을 예정일자가 아니라며 연기를 지시해 학부모들로부터 원성을 사는 등 혼선을 빚고 있다.

충북도내에선 9일 처음으로 옥천 삼양초에서 백신접종이 실시됐다. 각 지역 보건소에서도 신종플루 백신 접종의 시급성 때문에 당초 예정일인 11일보다 앞당겨 10일부터 확보된 백신을 접종키로 하고 교육당국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청원 각리초와 영동 부용초, 괴산 소수초는 10일 백신 접종 준비에 들어갔다. 하지만 각 지역보건소는 충북도로부터 ‘예정된 일정(11일)을 지키라’는 지시를 받고 조기 접종계획을 돌연 취소했다.

이 같은 조기 접종계획 취소 통보를 받은 교육당국과 학부모들은 황당해 하면서 “보건당국은 백신 접종이 얼마나 급한지도 모르나. 탁상행정의 전형 아니냐”며 분노에 가까운 비난을 퍼부었다.

하필 이날 탤런트 이광기 씨의 외아들이 신종플루로 숨졌다는 소식에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극도에 달하고 있던 터였다. 초등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백신을 쌓아 놓고도 예정된 일정까지 기다리라니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며 “보건당국이 제정신이냐”고 비난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최 모(42) 씨는 “현재 신종플루에 안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백신접종 뿐이다”며 “보건당국이 확보된 백신접종을 미루도록 한 발상이 이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백신 접종은 어차피 물량이 확보되는 대로 단계적으로 실시할 수 밖에 없다”며 “한 명이라도 빨리 맞아야 뒤에 기다리는 사람도 차례가 일찍 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옥천군보건소 관계자는 “학교와 학부모들은 언제 백신을 맞나하고 발을 구르고 있는 급박한 상황이라 백신을 확보해 놓고도 접종을 미룰 수 없었다”며 “이같은 실정인데 보다 일찍 접종한 게 문제로 이어지니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이 학생 접종시기를 11일로 잡은 것은 의료인들의 항체 형성시점을 고려했다고 하지만 이에 대해 한 의료인은 “그 것은 말도 안되는 논리”라며 “그렇다면 백신 접종이 현재 병원에서 감염자를 치료하는 것보다 더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옥천군보건소는 9일 오전 옥천 삼양초에서 1~3학년 640명을 대상으로 백신을 접종했다. 의사와 간호사 등 10명으로 구성된 접종팀은 이날 이 학교 강당(삼양관)에서 사전 접종 수요조사를 통해 학부모 동의를 받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했다. 그러나 이날 백신 접종에는 신종플루 확진판정을 받았거나 열이 있는 학생 등은 접종대상에서 제외됐다.

군보건소 관계자는 "이번에 접종을 실시한 것은 백신 일부가 미리 도착한 640명분에 한 해 접종을 실시한 것”이라며 “백신 접종이 필요로하는 1~2학년과 3학년생 50%를 먼저 접종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인석·옥천=황의택 기자

missman@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