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대학생'

2008. 11. 2. 22:00 from 알짜뉴스
세계 금융위기의 여파로 국내 경기가 상당히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대학생들은 등록금 및 학자금 대출금리 인상, 취업시장 한파 등 3중고에 시달리며 고통받고 있다. 게다가 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실물경제에 번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대졸 취업시장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불안감마저 일고 있다.

충북지역 대학들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각 대학들의 등록금은 해마다 증가했고, 내년도 등록금마저 적어도 물가상승률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욱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등록금 동결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고, 서울소재 대학들 대부분이 등록금을 인상키로 결정해 도내 대학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학 생들의 미래를 갉아먹는 ‘악성 부채’로 전락한 학자금 대출은 최근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가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의 기준금리인 국채금리가 현재보다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것처럼 올해 2학기 현재 7.8%인 금리가 내년에는 8%대에 진입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악재 속에서 정규직 취업문마저 좁아지고 있어, 취업준비생들의 속은 시커멓게 타 들어가고 있다.

교 과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 9월 발표한 '2008년 취업통계조사'에 따르면 대졸자 정규직 취업률이 3년 연속 하락했고, 인터넷 취업사이트인 인크루트는 올해 하반기 공채의 전체 채용인원이 지난해 1만 8861명에서 올해 1만 8274명으로 2.1%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대학생들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취업준비에 몰두하고 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제위기가 취업문을 좁히고 있어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들은 올해 출범한 이명박 정부의 ‘반값 등록금’ 정책과 정규직 채용 확대 등에 많은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정부의 추진 내용은 가시화되는 게 없다. 이에 서울지역대학생연합은 지난달 31일 등록금 반값 정책을 이행하지 않은 이명박 대통령을 검찰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대학생들은 돌파구를 찾기 위해 스터디그룹, 생활스터디 등을 만들어 취업준비를 하고 있고, 대학들은 취업지원을 위해 예산을 늘리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따라서 대학가에는 정부가 약속한 등록금 반값 정책을 비롯해 학자금대출 금리인하 등의 정책을 추진해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 모(28·충북대 3) 씨는 "비싼 등록금과 좁은 취업문 등으로 휴학을 하거나 아예 취업을 포기하는 학생들도 있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졸업반인 김 모(30·청주대 4) 씨는 “내년에는 취업문이 더욱 좁아진다는 말이 돌고 있다”며 “올해 꼭 취업을 하기 위해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눈높이를 낮춰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영준 기자 cyj542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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