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대전의 한 3학년 교실에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막바지 시험 준비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홍성후 기자 hippo@cctoday.co.kr
 
 
거칠게 쏟아붓던 가을비가 잠시 주춤해진 8일 오후.

본보 취재진이 찾은 대전둔원고 3학년 교실은 정적에 휩싸여 있었다.

수능 전 마지막 휴일을 책과 씨름하며 보내기 위해 학교를 찾은 수험생들로 교실은 빈자리를 찾기 힘들었지만 어느 곳에서도 18세 아이들의 장난기나 부산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침묵 속에 간혹 들려오는 건 학생들의 기침소리와 책장을 넘기는 손길이 만들어내는 마찰음 뿐이었다. 수능을 4일 남겨둔 학교는 모든 학습 환경이 철저하게 수험생 위주로 짜여져 있었다.

비로 인해 온도가 떨어졌지만 온풍기를 트는 것 또한 쉽지가 않아 학교엔 약간 쌀쌀한 기운이 돌았다.

안과 밖의 온도차가 지나치게 크면 오히려 더욱 쉽게 감기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김종윤 3학년 부장교사는 “바깥보다 약간 높은 수준으로 온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고3 학생들의 체력이 급격히 저하된 시점이기 때문에 작은 부분 하나도 간과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교실을 둘러보다보니 마치 벌을 받듯 교실 옆 복도에 책상을 꺼내놓고 앉은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답답한 교실보단 트인 공간이 집중하기 좋다는 일부 학생들이 자신의 교재들을 복도에 잔뜩 쌓아놓고 막바지 학습을 진행하면서 만들어낸 장면이었다.

복도에 앉아있던 이유정(18·가명) 양은 “신경이 곤두서 있는 시점이다보니 학교에서도 최대한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다”며 “많이 힘들지만 그런 작은 배려가 힘이 된다”고 말했다.

학습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둔원고는 학생들의 실전감을 키워주고자 수능과 거의 흡사한 환경에서 마지막 모의고사를 진행했지만 그마저도 원하는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했다.

자칫 자신이 계획했던 학습 전략을 모의고사로 인해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최근엔 신종플루가 창궐하면서 학생과 교사 모두 건강관리에 신경이 예민해져 있었다.

김수영(18) 양은 “지금은 신종플루 뿐 아니라 감기몸살만 걸려도 치명적이기 때문에 교실에 있는 손세정제를 시간날 때마다 쓰고 있고 조금만 열이 있어도 병원에 간다”며 “그냥 무사히 수능이 끝나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교사들도 남은 4일의 관건은 건강이라는 점을 새삼 강조했다.

김 부장교사는 “잠을 많이 자고 음식도 기름기가 많은 것을 피해 소화가 잘 되는 것만 먹도록 당부한다”며 “과도한 스트레스를 이기기 위해 명상이나 가벼운 스트레칭도 수시로 실시토록 지도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진창현 기자 jch801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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