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년 전 실존 인물에 기초한 최초의 애절한 러브스토리를 담은 도미전(都彌傳)의 무대가 보령에서 한강유역으로 옮겨갈 우려를 낳고 있다. 보령시는 오천면 소성리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설화를 바탕으로 1990년대 초반, 도미설화의 근거지를 표방하면서 각종 선양사업을 전개해오고 있지만 최근 도미설화에 대한 재조명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점차 당위성을 잃어가고 있다.
보령시가 도미설화의 무대라는 주장은 1990년 모 대학 교수에 의해 제기됐다. 보령에 도미항이 있고 도미부인이 남편을 그리던 상사봉이 있으며 도미부인이 태어난 미인도(현재는 빙도)가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보령시는 이 같은 주장을 바탕으로 도미부인의 사당을 짓고 1995년엔 정부가 공인한 도미부인 표준영정을 제작해 사당에 모시는 한편 경남 진해시에서 도미부인의 묘(추정)를 옮겨오는 등 다각적인 도미부인 선양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때부터 보령시는 지속적으로 도미부인경모제를 지내면서 도미설화의 본류가 보령임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보령시의 이 같은 믿음에도 불구하고 활발한 백제사 재조명과 맞물려 삼국사기에 기록된 도미전에 대한 재해석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설화의 상황을 살펴보면 도미부부의 거주지는 바닷가가 아니라 한성백제의 왕성 인근, 즉 한강유역으로 좁혀진다는 게 주요 골자다.
이 같은 해석이 나오자 현재 가장 강력한 한성백제의 왕성 후보지로 꼽히고 있는 서울 송파구(풍납토성과 몽촌토성)와 또 다른 후보지인 경기도 하남시(이성산성)가 도미전 본류 분쟁에 가세했다.
하남시는 최근 도미설화와 관련한 대규모 학술대회를 열고 당위성을 확보해 가고 있고, 송파구의 경우 뮤지컬을 제작해 도미설화를 문화콘텐츠화 하는 작업까지 벌이고 있다.
이기준 기자 poison93@cctoday.co.kr
보령시가 도미설화의 무대라는 주장은 1990년 모 대학 교수에 의해 제기됐다. 보령에 도미항이 있고 도미부인이 남편을 그리던 상사봉이 있으며 도미부인이 태어난 미인도(현재는 빙도)가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보령시는 이 같은 주장을 바탕으로 도미부인의 사당을 짓고 1995년엔 정부가 공인한 도미부인 표준영정을 제작해 사당에 모시는 한편 경남 진해시에서 도미부인의 묘(추정)를 옮겨오는 등 다각적인 도미부인 선양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때부터 보령시는 지속적으로 도미부인경모제를 지내면서 도미설화의 본류가 보령임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보령시의 이 같은 믿음에도 불구하고 활발한 백제사 재조명과 맞물려 삼국사기에 기록된 도미전에 대한 재해석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설화의 상황을 살펴보면 도미부부의 거주지는 바닷가가 아니라 한성백제의 왕성 인근, 즉 한강유역으로 좁혀진다는 게 주요 골자다.
이 같은 해석이 나오자 현재 가장 강력한 한성백제의 왕성 후보지로 꼽히고 있는 서울 송파구(풍납토성과 몽촌토성)와 또 다른 후보지인 경기도 하남시(이성산성)가 도미전 본류 분쟁에 가세했다.
하남시는 최근 도미설화와 관련한 대규모 학술대회를 열고 당위성을 확보해 가고 있고, 송파구의 경우 뮤지컬을 제작해 도미설화를 문화콘텐츠화 하는 작업까지 벌이고 있다.
이기준 기자 poison93@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