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경찰관들의 잇단 일탈행위로 구설수에 오른 충북경찰이 재발방지를 위한 자정은커녕 비위사실의 노출배경파악과 근원지 색출에만 주력, 경찰내부에서조차 빈축을 사고 있다.

2일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청주흥덕경찰서 모 지구대 A 경사는 수년 전부터 강원도 정선 카지노를 드나들다 부인의 요청으로 카지노 측으로부터 출입제한조치를 받았다.

고민 끝에 신분증을 변조한 A 경사는 이후에도 카지노를 출입하다 적발돼 최근 징계위원회에서 파면 조치됐다.

앞서 청주흥덕서 소속 B 경위도 안마시술소에서 본인 명의의 신용카드가 결제된 내역이 드러나 성매매 혐의로 조사를 받다 '일신상의 이유'로 사표를 제출했다.

이 같은 사실이 본보를 비롯한 일부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충북경찰청 감찰부서는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비위내용의 사실여부를 확인한 게 아니라 경찰 내부 사안이 외부에 노출된 배경을 파악하고 근원지를 색출하는데 힘을 기울였다.

해당 경관들이 속한 지구대는 물론 대언론 부서 등에도 감찰조사관을 보내 노출 근원지가 어디인지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경찰간부는 "감찰부서에서 '내부 사안이 어떻게 새어나간 것이냐', '누가 (비위 사실을) 흘렸는지 짐작되는 사람이 없느냐' 등을 물었다"고 했고, 다른 경관은 "언론보도 후 감찰부서 직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것은 맞다"고 밝히면서도 대화내용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감찰부서의 노출배경 파악과 근원지 색출은 경찰 자체사고사실이 언론 등 외부에 알려질 때마다 행해지는 일상적인 절차가 된 지 오래다.

지난 3월에도 일부 언론에서 '성매매업소와 경찰관 유착 의혹'을 제기하는 내용이 보도되자 충북청은 의혹규명 보다는 내·외근요원들을 상대로 보도배경 등을 확인해 눈총을 사기도 했다.

경찰 안팎에서는 경관 비위가 터질 때마다 이른바 '문제경찰관' 개인의 치부로 끝내고 노출배경 파악에만 주력하는 구태의연한 습관을 버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경찰간부는 "'내부사정을 몰래 흘린다'는 부정적 시각보다는 경찰조직발전을 위한 건전한 견제역할을 한다는 긍정적 사고를 가졌으면 한다"며 "경찰관 비위를 반면교사로 삼고 자체사고 예방에 지휘관은 물론 충북경찰 모두가 노력했음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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