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이 운다고 정부가 뭐 쳐다나봤나요?”
지난 주말 대전 인근에서 시설채소를 재배하는 이모(60) 씨는 기온이 내려갈때마다 마음이 무겁다.
올해 애써 지은 벼농사를 쌀 값 대란으로 허무하게 망친 이 씨는 올 겨울 시설 오이라도 잘 키워보려 했지만 난방유 가격이 치솟으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지난 주말 난방용 면세유 가격은 1 ℓ에 746.50원으로 한 달 사이 ℓ당 77원이나 올랐다.
이 씨가 이달에 예상하는 사용량은 1만ℓ로, 11월 한 달 기름값으로만 77만 원을 더 지출해야 한다.
게다가 국제유가는 계속 오르고 있는 데다 아직 인상분이 덜 반영됐다는 소식은 앞으로 추가 지출이 더욱 늘어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이 씨는 “지난 주말 비가 온 이후로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예정보다 열흘 정도 일찍 난방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며 “본격적인 난방이 시작되는 이 때 기름값이 오르냐”고 하소연했다.
농민들은 기름값이 더 오르기전에 남은 면세유 배정량을 미리 앞당겨 사용하고 싶지만 이마저 여의치 않다.
농협 관계자는 “이미 지난달부터 올해 잔량 요청이 빗발치고 있지만 각 조합별 배정량이 요구량에 비해 부족하다”고 말했다.
불과 3개월 앞의 농산물 가격도 예측하기 어려운 우리의 농촌 시스템을 고려할 때 농민들은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한다.
한창 채소가 무르익을 때 가격이 폭락하면 농민들은 난방을 끓어 키우던 것을 죽이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손해를 보면서 계속 키우지도 못하는 난처한 상황에 빠진다.
이 씨는 “지금 키우는 오이가 얼마에 팔릴지, 다른 농가에서 얼마나 생산할지 모르기 때문에 겨울 농사는 늘 아슬아슬한 모험을 하는 셈”이라며 “그러나 면세유 공급은 매년 줄고, 수입 농산물은 늘어나는 등 농사짓는 조건은 갈수록 어려워진다”고 토로했다.
실제 농민들 가운데는 올 겨울 기름값 부담이 커지면서 농사 포기를 생각하는 농가가 적지 않다는 게 농민단체 관계자의 전언이다.
모 농민연합 회장은 “올해 풍년이라고 하지만 정부정책으로 인해 벼농사를 망친 농민들은 겨울농사 부담이 더욱 커진 상태”라며 “설상가상으로 면세유 가격도 오르면서 중간에라도 수지타산이 어려워지면 난방을 중단할 것이라는 농가가 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지난 주말 대전 인근에서 시설채소를 재배하는 이모(60) 씨는 기온이 내려갈때마다 마음이 무겁다.
올해 애써 지은 벼농사를 쌀 값 대란으로 허무하게 망친 이 씨는 올 겨울 시설 오이라도 잘 키워보려 했지만 난방유 가격이 치솟으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지난 주말 난방용 면세유 가격은 1 ℓ에 746.50원으로 한 달 사이 ℓ당 77원이나 올랐다.
이 씨가 이달에 예상하는 사용량은 1만ℓ로, 11월 한 달 기름값으로만 77만 원을 더 지출해야 한다.
게다가 국제유가는 계속 오르고 있는 데다 아직 인상분이 덜 반영됐다는 소식은 앞으로 추가 지출이 더욱 늘어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이 씨는 “지난 주말 비가 온 이후로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예정보다 열흘 정도 일찍 난방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며 “본격적인 난방이 시작되는 이 때 기름값이 오르냐”고 하소연했다.
농민들은 기름값이 더 오르기전에 남은 면세유 배정량을 미리 앞당겨 사용하고 싶지만 이마저 여의치 않다.
농협 관계자는 “이미 지난달부터 올해 잔량 요청이 빗발치고 있지만 각 조합별 배정량이 요구량에 비해 부족하다”고 말했다.
불과 3개월 앞의 농산물 가격도 예측하기 어려운 우리의 농촌 시스템을 고려할 때 농민들은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한다.
한창 채소가 무르익을 때 가격이 폭락하면 농민들은 난방을 끓어 키우던 것을 죽이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손해를 보면서 계속 키우지도 못하는 난처한 상황에 빠진다.
이 씨는 “지금 키우는 오이가 얼마에 팔릴지, 다른 농가에서 얼마나 생산할지 모르기 때문에 겨울 농사는 늘 아슬아슬한 모험을 하는 셈”이라며 “그러나 면세유 공급은 매년 줄고, 수입 농산물은 늘어나는 등 농사짓는 조건은 갈수록 어려워진다”고 토로했다.
실제 농민들 가운데는 올 겨울 기름값 부담이 커지면서 농사 포기를 생각하는 농가가 적지 않다는 게 농민단체 관계자의 전언이다.
모 농민연합 회장은 “올해 풍년이라고 하지만 정부정책으로 인해 벼농사를 망친 농민들은 겨울농사 부담이 더욱 커진 상태”라며 “설상가상으로 면세유 가격도 오르면서 중간에라도 수지타산이 어려워지면 난방을 중단할 것이라는 농가가 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