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전우용 기자 yongdsc@cctoday.co.kr  
 


한국농어촌공사(사장 홍문표)가 관리하는 부여 옥산저수지는 가덕리·봉산리·수암리 등 11개 법정 동(洞)을 아우르는 부여군 옥산면 봉산리에 위치해 있어 ‘옥산’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옥산면은 북쪽엔 해발 267m의 비홍산을 경계로 홍산면이 있고, 서쪽으론 368m의 옥녀봉 능선을 경계로 보령시와 연결되며 남쪽으론 서천군, 동쪽으론 남면과 접한다. 면의 중앙에 옥산저수지가 있으며 해발 250m 안팎의 산지로 둘러싸여 있어 쌀·보리 중심의 주곡농업이 농가의 주된 소득원이 돼왔다.

부여 옥산지는 총 저수량 268만 2000t 규모의 중대형 저수지로 일제시대 일본이 자국에 쌀을 공급하기 위해 저수지를 축조했으며 1929년 4월 1일 착공에 들어가 이듬해 9월 1일 준공됐다. 일제 강점기 시대적 상황에 따라 축조됐으나 해방 이후에는 부여군 일원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식량생산의 밑거름이 된 것도 사실이다.

담수면적 21만 평 규모의 옥산지는 점토와 흙, 토석 등을 완만한 기울기로 쌓아올려 만든 본체의 자중(自重)에 의해 저수(貯水)의 하중을 지탱하는 형식의 필댐으로 제당길이 548m, 높이는 10.2m이다.

1930년 준공당시 저수량 268만 2000t, 유효저수량 241만 1300t의 시설규모를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충북 진천, 전북 군산과 고창에도 같은 이름의 저수지가 있다.

   

◆농업용수 기능

부여 옥산지의 주된 임무는 쌀 생산을 위한 농업용수 공급이다.

저수지가 축조된 이래 80여년 동안 들녘의 각종 농산물 생산을 위해 한결같이 생명수 공급원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왔다.

벼 농사 뿐만 아니라 최근엔 느타리·표고 버섯, 딸기, 방울토마토 등 특용작물 재배를 통해 고소득을 올리는 농가에게 농수를 공급하는 원천이기도 하다. 옥산면 일원 논밭 482㏊(144만 6000여 평)가 옥산지의 수혜를 입고 있다.

옥산지는 1930년 축조된 이래 지금까지 크게 개·보수를 한 적이 없다.

워낙 완벽한 내구성을 간직해 온 데다, 범람하는 물이 제방 부근의 여수토로 전부 흘러내리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1987년 7월 870㎜의 폭우가 쏟아져 한때 범람위기를 맞기도 했다.

옥산지는 다행히 붕괴 위험을 벗어났지만 인근 가신저수지(임천면 소재)와 반산저수지(규암면 소재)는 제방이 무너져 인근 농가와 농경지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이처럼 견고한 옥산지가 혹시 모를 제방붕괴 등 재해를 입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1996년 10월부터 12월까지 14억 원의 예산을 들여 노후한 제방의 내부 점토에 생긴 균열을 시멘트로 메꾸는 그라우팅 작업을 시행했다. 현재는 내년말 완공을 목표로 여수토 방수로 정비 및 제당을 1m가량 높이기 위한 승상(昇上) 공사가 한창이다.

농어촌공사 류천수 부여지사장은 “34억 원을 투입해 진행 중인 이 같은 공사가 완료되면 200년에 한 번 발생하는 대홍수에도 끄떡없는 홍수조절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광휴양 기능

부여 옥산지는 70~80년대 월척 산지로 소문난 곳이었으나 90년대 중반 인근에 위치한 반산저수지가 호황을 보이면서 한때 낚시터로서 명성이 퇴색되는 듯 했다.

그러나 최근 조황과 씨알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어 월척을 낚으려는 ‘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붕어, 잉어, 가물치, 빠가사리 등이 서식하고 있으며 봄·가을은 상류권 수초대, 여름철엔 중하류권 좌대에 조황이 좋다.

부여를 진입 기점으로 하여 서천 방면 4번 국도를 타고 규암~구룡~홍산을 지나다보면 오른쪽에 옥산지의 제방이 시야에 들어온다.

옥산지 인근에는 주민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옥녀봉이 위치해 있고 이 곳에선 매년 4월초순 진달래꽃 걷기대회, 11월엔 옥녀봉산신제가 열린다. 새해에는 조촐한 해맞이 행사도 치러진다.

인근에 충남문화재자료 118호인 가교비(架橋碑)도 있다.

부여군 홍산면 방면에서 보령시 미산면 방면으로 넘어가는 고갯길에 있는 이 비는 마당바위라 불리는 넓적한 암반에 가로 50㎝, 세로 1m 가량의 비문이 새겨져 있다.

그러나 훼멸된 부분이 많아 확실히 판독하기 어렵고, 모두 4행 30자 가량이 새겨져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가교비는 옛날에 이 고갯길 너머의 보령 미산면 도흥리 사찰에 있던 승려 이재명이 돌다리를 놓고 그 내용을 자연석에 새긴 것이라 전해진다.

옥산지가 위치한 봉산리는 조선 중엽 남원윤 씨와 풍천임 씨, 청주곽 씨 등이 개촌한 뒤 마을 뒷산에 있는 옥녀봉의 형국이 봉(峰)의 형태를 띠었다고 해서 붙여진 봉곡마을, 신당이 있는 마을이라 하여 당산, 원두밭이 있다고 하여 원곡이라 부르던 3개 마을이 합쳐져 붙여진 지명이다.

한편, 농어촌공사 충남지역본부 최형순 홍보과장은 “부여군민들에게 ‘물’은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물은 농업용수 등 수자원 확보를 위해서 특별한 존재지만 1987년 물폭탄이 쏟아졌을 때를 떠올리면 아찔한 존재이기도 하다”며 “농어촌공사에서는 농업용수 공급 등 수자원 확보는 물론 재해예방, 수질오염 관리 등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의 근본인 물 관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나인문 기자 nanews@cctoday.co.kr

사진=전우용 기자 yongds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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