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미래'라는 말이 있다. 흔히 '미래'는 현재의 시간을 기준으로 그 뒤의 시간을 지칭하는 말인데, 그 앞에 '오래된' 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니 왠지 어색하다. 하지만 그 의미를 좀 더 깊이 생각해보면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지향해야 할 가치가 담겨 있는 것 같아 쉽게 지나칠 수 없다. 과학과 기술의 발달은 많은 편리함을 주고 있지만 그것이 곧 행복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다소 불편해도 살가움이 느껴지는 것이 좋고, 사람 중심의 세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삶이 부러울 때도 많다. 어쩌면 우리가 추구해야 할 미래는 자연과 친구하며 살았던 과거의 모습이 아닐까!
흔히 템플 스테이라고 하면 딱딱하고 힘겨운 산사체험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부석사의 템플 스테이는 다르다. 스님과 함께 다담을 나누며 불교의 자연사상을 이해하고 부석사를 둘러싼 자연이 주는 여유로움을 누릴 수 있는 체험여행이 바로 '부석사 템플 스테이'이다. 부석사에서는 '자연과 인간이 한 몸'이라는 것을 깨달으려는 이들을 돕기 위해 연중 내내 템플 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다. 1박 2일이 기본으로 2박 3일이나 그 이상 머물 수도 있다. 템플 스테이에 참여하는 비용도 성인 1박 2일 기준 3만 원(어린이 2만 원)으로 비교적 저렴하다. ◇스님과 다담 나누고 아침 산책하고 부석사 템플 스테이에 참여하려면 오후 5시까지 부석사에 도착해야 한다. 신청서 접수가 끝나면 입제식이 시작되고 저녁공양(식사)이 이어진다. 이후 계속되는 것은 저녁예불과 다담, 참선배우기, 새벽예불, 아침산책 등이다. 저녁예불은 참가자 모두가 참여하는 템플스테이 첫 번째 행사로 마음을 정갈하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저녁예불 이후에는 다담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차를 마시며 참가자들이 서로 인사하고, 스님과 함께 다도에 대한 학습을 한다. 다담시간이 계속되는 동안 마음은 더욱 여유로워진다. 참선배우기는 참선의 기본을 익히는 시간으로 간화선(화두(話頭)를 사용하여 진리를 깨닫고자 하는 선)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이들 프로그램을 마칠 때면 산사의 밤은 깊어간다. 산사의 밤이 깊어질수록 자연과는 더욱 친해질 수 있어 좋다. 바람소리, 풀벌레 소리가 더욱 크게 들리고, 달빛의 아름다움 역시 짙어진다. 템플스테이 참여자들이 힘들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새벽예불'. 이른 새벽 4시 30분에 시작되는 이 프로그램은 '늦잠'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하지만 자유 참가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꼭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맑은 공기의 산사의 새벽을 느끼고 싶다면 한 번쯤 참여하는 것이 좋다. ◇‘자연을 벗 삼는 법’을 배우다 산사의 아침은 '산책'으로 시작된다. 아침공양을 끝내고 스님과 함께 부석사 주변을 둘러본다. 그 주변의 야생화와 나무, 곤충들을 살펴보는 프로그램으로 생생한 생태체험이 가능하다. 바쁘게 살아가는 세상이다. 그리고 항상 주변 사람들과 부딪치며 살아간다. 경쟁하고 또 경쟁한다. 이런 요즘, 서산 부석사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자연을 벗 삼아 살아가는 법을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 '자연과 인간은 한 몸과 같다'는 스님의 말이 새삼 떠오른다. 문의 041-662-38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