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신종플루가 극성이니 어떻게 할지 모르겠어요. 더군다나 대전에서는 초등생 2명이 신종플루를 앓다가 숨졌다고도 하는데 공부도 중요하고 생명도 중요하니….”

내달 12일 치러지는 대입 수학능력시험을 보름여 앞두고 신종플루가 일선 학교를 중심으로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수험생인 고3이나 재수생 등은 물론 학부모들도 안절부절 하고 있다.

이제까지 대입 준비를 하느라 하루 하루 피말리며 공부와 사투를 벌여 온 수험생들은 지금이면 마무리 정리 등 막판 스퍼트를 할 시기이다. 이 상황에서 만일 신종플루에 감염이라도 되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어 여간 불안하지 않은 것이다.

특히 수능 수험생들은 정신적 피로와 함께 육체적으로 지칠대로 지쳐 신종플루에 매우 취약한 상태다.

이 때문에 신종플루에 노출되면 그대로 감염되기 십상이고 수능시험에 치명타를 입을 우려가 크다. 약한 감기증세도 수험생의 컨디션에 영향을 주는데 독감의 일종으로 고열을 동반하는 신종플루에 감염되면 자칫 시험을 망칠수도 있다.

수험생을 뒷바라지 하는 학부모들 역시 신종플루가 여간 신경 쓰이지 않는다고 입을 모으며 걱정하고 있다. 오히려 수험생인 학생보다 더 조마조마 하고 걱정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신종플루 확산으로 휴업을 한 청주지역 모 고등학교 3학년 한 학부모는 자녀가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 있는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고 토로했다. 그 학부모는 “신종플루의 위험성은 알지만 ‘지금이 어느때인데’ 하는 수능 불안감이 앞섰다”면서도 “며칠 공부를 제대로 못해도 신종플루에 걸리는 보다는 낫지하며 자위했다”고 말했다.

재수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자녀와 함께 병원에 들렀다가 마스크를 한 신종플루 환자들이 진료실 앞에 모여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어서 빨리 먼저 집에 가서 깨끗이 목욕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 명문대에 낙방한 한 재수생은 "신종플루에 감염되면 올 수능도 망칠 것 같다"면서 "이번 수능의 최대 변수는 막판 정리보다 신종플루를 어떻게 피하느냐에 달려있는 것 같다"고 푸념했다.

한 입시지도 교사는 "어느 시험이나 컨디션이 중요하기 때문에 수험생은 더욱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한다"며 "공부를 밤새워 조금 더하기 보다 일정한 수면 유지 등 균형있는 생활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대전에서는 신종플루 확진환자로 지난 23일부터 병원 치료를 받아오던 뇌성마비 1급의 윤 모(9) 군과 정신지체 1급인 정 모(11) 양이 26일 모두 숨졌다.

최인석 기자 cis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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