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일부 대학의 타 시·도 거주 전임교원 비중이 전체의 20%를 넘고, 이들 10명 중 7명은 수도권에 거주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현상은 주중 연구실을 비우고 강의를 하루 이틀에 몰아서 하는 교수들이 적지 않음을 의미, 지역 고등교육의 질 저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본보가 대전지역 4개 대학 전임교원 1729명을 대상으로 주거지를 파악한 결과, 12.4%에 해당하는 215명이 타 시·도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는 국립대 1곳(충남대)과 사립대 3곳(배재대·한남대·대전대)을 표본으로, 각 대학이 발행하는 최신 교직원 명부에 기재된 주소지를 근거로 이뤄졌다.

타 시·도 거주자들의 소재지를 구분하면 '서울'이 49.3%(106명), '경기'가 20.0%(43명)로 수도권이 전체의 69.3%를 차지했다.

이어 '충남' 17.2%, '충북' 7.9%, '전북' 2.8%, '기타'(대구·부산·강원·경남 등) 2.8% 등으로 집계됐다.

대 학별로는 배재대 전임교원의 타 시·도 거주율이 22.8%(276명 중 63명)로 가장 높았고, 대전대 12.8%(257명 중 33명), 한남대 10.6%(331명 중 35명), 충남대 9.7%(865명 중 84명) 등의 순이었다.

타 지역 거주자 중 수도권 거주자 비중은 배재대가 88.9%로 매우 높고, 한남대 68.6%, 충남대가 63.1%, 대전대 48.5% 등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전지역 대학 전임교원 상당수가 수도권 등 원거리에 거주함에 따라 1주일 중 하루, 이틀만 대전에 머무는 이른바 '1박 2일 교수'들로 인해 크고 작은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학생들은 강의가 있는 날만 잠깐 불이 켜 있고 평상시에는 굳게 닫혀 있는 연구실을 바라보며 강의 내용에 대한 질의나 각종 상담을 받는 데 어려움이 많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또 최소한의 책임 강의시수(보직자 외 일반 전임교원은 9시간)만을 담당하는 전임교원들로 겸임교수, 시간강사들이 잔여 과목을 맡으며 강의의 질적 수준이 떨어짐은 물론 학교 당국의 인건비 부담이 상승, 이는 등록금 인상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전 모 대학 관계자는 "학내 지침상 전임교원은 1주일에 4일 이상 출근토록 하고, 3학점 과목이라도 연강(連講) 대신 2시간, 1시간으로 나눠 분강(分講)하도록 규정해 강의 결손을 막고 있다. 그러나 교수들이 출근부를 찍는 것도 아니고, 자기들 편의대로 강의시간을 서로 맞바꾸는 경우가 빈번해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실상을 토로했다.

그는 또 "수도권에 거주하는 교수들은 '학문적 보폭을 넓히기 위해 불가피하다'거나 배우자 직장, 자녀교육 등을 수도권을 떠날 수 없는 이유로 들고 있다"며 "KTX 개통 등의 영향으로 원거리 거주 교수비율이 늘고 있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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