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특정 노동단체에 1억 원이 넘는 시 보조금을 부당하게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시는 4년간 단 한 차례도 보조금 집행에 대한 심사에서 지급기준 및 운영규칙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아 관리·감독기능을 스스로 포기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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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노총 대전지역본부는 지난 2004년 서구 근로자복지회관 내 금전적 여유가 없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노동·법률상담소를
운영한다는 명목으로 시에 보조금 신청을 통해 매 분기별 500만~625만 원씩 매년 2000만~2500만 원을 수령했다.
지출 내역을 보면 인건비와 사무실 운영비로 연간 2000만~2500만 원씩 4년간 모두 1억여 원의 시 보조금이 한노총 노동법률상담소로 흘러 들어갔다.
문제는 지난 2004년 보조금 첫 시행연도에 시가 한국노총 노동법률상담소에 대한 지원을 결정하면서도 전문인력의 배치, 자격요건, 인원 등 기본적인 사항마저 보조금 집행 내역서에 기재하지 않는 중대한 오류(?)를 범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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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에 시는 매년 수천만 원의 예산을 한노총 노동·법률상담소 운영비로 지원해주면서도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집행내역이나
절차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고, 지난해 노동·법률전문가의 부재를 이유로 한 차례 문제를 제기한 것이 전부다.
그러나 시는 이마저도 보조금 지급 준에 명시하지 않은 채 구두로 진행시켰고, 한노총의 운영비 전용 부분을 인지했음에도 불구, 매년 재심사에서 통과시키는 등 ‘묻지마 집행’을 계속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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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 한노총 측은 단일 사업장 노조사무실에 근무했던 경험만으로 법률·노동전문가가 아닌 무자격자를 채용해 2004년부터 현재까지
시민들에게 무료 노동·법률상담을 제공해왔다. 또 한노총은 지역본부 사무실 한 켠에 노동·법률상담소를 설치·운영하면서도 시 보조금
중 일부를 한노총 지역본부 운영비로 지출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에 보조금 지급 내역과 노동법률상담소의 운영 현황에 대해 파악,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한
국노총 지역본부 관계자는 "변호사, 노무사 등 노동·법률전문가를 채용, 상시 근무하게 하려면 매달 400만~500만 원 이상의
운영비가 든다. 시민들의 노동·법률 지원을 위해 상담소를 운영하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차선책을 택한 것 뿐"이라며 "만약
문제가 된다면 직원을 해고하고 사무실 운영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