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가 예산을 들여 조성한 각종 TV드라마 및 영화 제작 야외세트가 허술한 관리 탓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객 특수를 기대한 오픈세트 대부분이 예산낭비 등 결국 배 보다 배꼽이 큰 골칫덩어리로 전락하는 사례가 많다는 주장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한나라당 이은재 의원(비례)과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은 19일 충남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 같이 지적하고 효율적인 관리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이날 이 의원과 장 의원이 내놓은 국감자료(문화체육관광부 2006년 자료 분석)에 따르면 지자체가 자금을 지원한 오픈세트는 전국 34개소로 이 중 충남엔 금산과 부여, 태안 등에 3개 오픈세트가 건립됐다.

그러나 오픈세트를 건립하면 지역 관광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장밋빛 환상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산군 ‘상도’ 오픈세트의 경우 2001년 말 군이 1억 5000만 원을 지원해 건립됐지만 드라마 종영 이후 방치되다 2002년 홍수로 전부 유실돼 고스란히 예산낭비를 초래했다.

부여군 ‘서동요’ 세트도 테마파크로 운영되고는 있지만 관광객 감소로 심각한 운영난을 겪고 있다.

특히 군비 60억 원이 투자된 서동요 세트의 경우 수익은 2007년 8400만 원, 올해 2000만 원대에 머물러 있고 입장객도 하루평균 50~60명 정도에 그치고 있지만 직원 6명에 대한 인건비는 7000만 원에 달하고 있어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고 장 의원은 지적했다.

40억 원의 민간자금과 지자체의 부지(4만 9587㎡) 제공으로 건립된 태안군 ‘장길산’ 세트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드라마 종영 이후 관광객 급감과 함께 민간회사가 부도를 맞아 입장이 차단된 채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는 형편이다.

장 의원은 “오픈세트 유치에 따른 관광 활성화 사업은 희박한 성공률에도 불구하고 꼼꼼한 계산없이 너무 경쟁적으로 이뤄진 측면이 없지않다”며 “한때 반짝특수만을 기대한 오픈세트 건립 남발에 대해 광역단체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오픈세트 대부분 드라마 종영 후 관광객이 급감해 수입이 감소하고 여기에 허술한 관리까지 겹치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결과적으로 사업실패와 예산 낭비로 이어지고 있다”며 “지역의 역사와 문화, 관광사업과 연계해 오픈세트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준 기자 poison9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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