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국정감사에서 홍재형 의원과 정우택 충북지사가 '세종시'를 놓고 신경전을 펼쳤다.

홍 의원은 정부의 세종시법 수정에 대해 정 지사의 책임론을 거론하며 '직무유기'라고 비난했고 이에 대해 정 지사는 '소신행정'이라고 맞받아 쳤다.

홍 의원은 "세종시법 수정과 관련 정 지사는 청와대와 내통한 뒤 이제 와서 원안 처리를 동의한다고 발언하고 있다"며 "경제특별도를 추진하겠다는 지사가 꿀 먹은 벙어리처럼 가만히 있다가 뒤늦게 대처하는 모습이 '직무유기'와 같다"고 비난했다.

그는 "세종시가 제대로 추진돼야 혁신도시도 제대로 추진될 수 있다"며 "깊은 잠에 빠지지 말고 정부를 향해 제 때 목소리를 내라"고 주문했다.

또 "패트리어트 미사일기지 청주공항 설치 문제도 국회의원들이 먼저 알아서 문제를 제기하니까 뒤늦게 움직임을 보였다"며 "정 지사가 민주당 의원 절반이라도 따라 갔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정 지사는 "정치권에 대해 화합을 못한 게 창피하다. 지역구 의원과 교류를 하지만 서로 의견이 달라 송구스런 마음을 느낀다"고 전제한 뒤 "홍 의원의 직무유기 발언을 인정할 수 없다"고 피력했다.

정 지사는 "지난 3월 세종시 원안 추진에 대한 공동 서명으로 발표했다. 청주체육관 앞에서도 세종시를 원안대로 하자고 홍 의원과 같이 궐기대회를 하지 않았느냐"며 "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직무유기 해당되느냐. 조용히 일 처리하는 것은 본인 소신이다. 다른 것을 강요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홍 의원과 정 지사 간 감정이 격화되자 야당 의원들이 정 지사의 발언 태도를 지적하며 홍 의원을 두둔하고 나섰다.

민주당 이윤석 의원은 "의원들은 국민의 목소리다. 답변하는 모습이 공정하지 않게 보인다. 지도자의 품격은 절제와 겸손에 있다"며 "지금 진행과정을 지켜봤을 때 증인으로 나선 도지사의 행동은 지나치다"고 전했다.

민주당 최인기 의원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직무유기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는데 직무유기란 발언은 충청도민을 향한 정치적인 용어"라며 "지사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은 지나치다. 낮은 언성으로 답변하는 게 좋겠다. 용어 선택을 신중히 하라"고 요구했다.

박재원 기자 ppjjww7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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