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개관해 10여 년간 중부권 최고의 미술관으로 입지를 다져온 대전시립미술관이 '시설노후'라는 암초로 인해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전시 전문가들에 따르면 대전시립미술관이 전시장을 구성하는데 쓰이는 이동식 파티션의 노화로 상부고정틀이 훼손되면서 전시준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관람객들의 안전마저 위협하고 있어 시설 개선이 시급하다.

전시장 나무바닥 일부는 돌출돼 있어 보행시 위험요인이 되고 있고 마루의 특성상 진동이 발생해 도자기 또는 유리 작품 전시 시엔 작품파손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시설 노후화 또는 부적합한 설계로 인한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얼마 전 막을 내린 '대전미술 둘 전' 당시에는 갑작스러운 천정누수로 인해 일부 작품이 훼손되는 피해를 입은 사실이 취재 결과 뒤늦게 확인됐고, 전시실 곳곳에서 균열흔적도 발견되고 있어 전체적인 보수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타 미술관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조건'과도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는 주장이다.

전시장을 찾는 애호가 및 작가들은 '어둡다' '지장물이 많다' 등 시설에 대한 민원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한 작가는 "작품을 걸어야 할 전시장 외벽에 소방가스분출구가 돌출돼 있어 디스플레이에 심각한 지장을 주고 있는 것은 물론, 관람에도 방해가 된다. 대형작품은 아예 설치조차 불가능하다"면서 "미술관은 지역문화의 수준을 가늠해보는 잣대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보다 전향적인 개선노력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미술관을 즐겨 이용한다'는 한 관람객은 "작품마다 조명이 설치돼 있긴 한데 너무 높아 대부분 어둡다. 관람에 큰 방해가 된다. 일부 전시의 경우 관람시간이 꽤 많이 소요되는데 마땅히 쉴 공간도 없는 상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립미술관 관계자는 "시설에 대한 문제점을 파악해 개선대책을 마련 중에 있다"라면서 "부분적 개선보다는 전체적인 리모델링이 요구되는 상황으로 리모델링을 위한 예산확보에 주력하고 있으며, 내년 중에는 시설을 개선해 관람객의 편의증진은 물론, 현대적 전시시설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항룡 기자 pri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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