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의 골목상권 침투로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농협충북유통이 청주 흥덕구 산남동에 하나로클럽 산남점을 기습적으로 개점하면서 충북지역 중소상인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8일 충북민생경제살리기운동에 따르면 지난달 초부터 농협충북유통 측과 상생협약을 하고 있는 가운데 농협충북유통이 지난달 20일 사전 예고없이 하나로클럽 산남점을 오픈하게 되면서 지난달 24일 이에 대한 사업조정을 신청하게 됐다.
현재 농협충북유통이 청주에 운영하고 있는 매장은 청주 상당구 용암동 소재 농협 청주농산물물류센터를 비롯해 봉명·분평·율량점 등 하나로클럽 3곳으로 지난달 20일 산남점을 추가 개점하게 된 것.
실제 8일 오후 하나로클럽 산남점은 입구부터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는 반면 근처 편의점과 개인이 운영하고 있는 S마트의 경우 하나로클럽의 개점 이후 매출이 30% 감소했다.
하나로클럽의 개점 여파로 동종업계 뿐만 아니라 유동인구의 상권 이동으로 S마트 일대의 음식점과 의류점 등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충북민생경제살리기운동은 지난달 24일 중소기업중앙회에 사업조정을 신청했고, 이어 이틀 후인 26일 충북도로 신청서를 접수해 충북지방중소기업청이 이날 합동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또 지난 29일에는 충북지방중소기업청 주관으로 농협충북유통과 충북청주슈퍼마켓협동조합 관계자들이 자율조정의 자리를 가졌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와 함께 지난 6일에 이어 두 차례에 걸쳐 충북도와 충북민생경제살리기운동 주관으로 상생협약 체결을 위한 대화 교섭과 중재를 시도했지만 ‘중소상인 및 지역사회 발전기금’ 출연에 대한 입장 차이를 보이면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보은농협이 추석을 앞둔 지난달 하나로마트의 매장 면적을 대폭 확장 이전하면서 지역 슈퍼마켓을 비롯한 재래시장 상인 등 소상공인들의 생존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처럼 공기업인 농협이 대형 할인매장을 잇따라 오픈하거나 확장하면서 영세 중소상인들의 생존권이 위협을 받고 있어 상인들을 보호해줄 수 있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충북민생경제살리기운동 관계자는 “충북지역 유통분야 대기업과 중소상인의 상생을 위한 협약 표준안에 따라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며 “중소상인들을 위한 대책 마련을 위해 중소상인과 지역사회 발전기금에 대한 체결을 원만히 이루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협충북유통 측은 “지난 3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지난달 20일 영업을 시작한 것이 기습 오픈이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상생협약을 위한 기금 출연과 관련해 기금위원회 등의 법인을 설립해 투명하게 운영해야 되고, 모든 대형마트들이 수용해야 될 문제”라고 말했다.
박한진 기자 adhj79@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