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 양이 실종된 지난달 3일부터 전·의경과 경찰기동대, 실종전담팀, 방범순찰대 등 연인원 4500여 명과 수색견, 경찰헬기까지 동원, 보문산 일대에 대한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결국 수색범위 안에서 이 양의 시신이 발견돼 경찰 수색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부실 수색 도마 위
이 양의 시신이 발견된 대전시 중구 무수리동 '배나무골' 일원은 최초 실종 장소로부터 5㎞ 이내며, 최후 목격 장소로부터도 불과 2㎞ 지점.
경찰은 마지막 목격 장소인 보문산 아래로 수색을 시작했고, 10일이 지난 뒤에야 보문산 뒤편에 있는 무수리동 일원에 대한 수색을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양의 부모가 '산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는 주장에 보문산 뒤 등산로보다는 아랫길에 중점을 두고 수색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양의 시신이 발견된 곳은 마지막으로 목격된 대전시 중구 사정동 한 식당 앞에서도 1.74㎞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고, 등산로 위주로 수색 범위를 한정지면서 수색에 난항을 겪은 셈이다.
또 경찰은 지난달 3일부터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다고 했지만 발생 초기 대전 중부서 소속 실종팀과 전·의경에 의존한 한정된 수색으로 이 양의 생존 가능성은 오히려 떨어졌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전·의경과 경찰기동대, 실종전담팀 등 연인원 4500여 명이 넘는 인력을 매일 동원했고, 탐지견과 경찰헬기까지 모든 방법과 가능성을 두고 수색했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자폐아인 이 양이 특성상 한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멈추지 않고 계속 가는 성향이 있다는 경찰청 소속 프로파일러의 도움까지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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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초 대전 보문산에서 실종됐던 이나은양(9세)이 7일 중구 무수동 배나무골에서 숨진 채로 발견된 가운데 경찰 관계자들이 시신을 옮기고 있다. 전우용 기자 yongdsc@cctoday.co.kr |
◆풀리지 않는 의혹들
7일 등산객들이 이 양을 발견한 장소는 일명 '배나무 골'로 이 일대는 산세가 험하고, 정상적인 등산로도 없어 평소에도 사람들의 왕래가 거의 없는 곳이다.
자폐증을 앓고 있다고 하지만 9세 여아가 들어가기엔 물리적으로 힘든 장소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또 최초 실종지점에서 5㎞ 가량 떨어진 곳까지 이 양이 혼자 이동했는지, 아니면 누군가 같이 있었는지 의문점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지역의 한 정신과 전문의는 "자폐아들은 익숙하지 않은 환경을 꺼리고, 항상 지나는 길만 가려는 경향이 있다. 이 양 처럼 혼자 산속을 원거리로 이동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시 수색을 담당했던 경찰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 양 시신이 발견된 지점에서 최후 목격 장소까지 역추적해 가본 결과 이 양은 보문산 시루봉에서 등산로까지 내려오면서 길을 잃은 것 같다"며 “이 양의 시신이 발견된 장소는 수풀이 우거졌고, 인적도 드물어 쉽게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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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 난 앰버경보
이 양이 실종된 다음날인 지난 4일 경찰은 앰버경보를 발효했다.
그러나 이번 앰버경보에서 대전지역은 실종과 관련된 보도협약 체결이 안됐다는 이유로 교통방송을 제외한 모든 언론사가 경보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지역의 지상파 방송 3사는 경찰의 요청이 아닌 시민제보로 실종 아동을 찾는 방송을 4일부터 시작했고, 신문사들은 이 보다 늦게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실종·유괴자 수색은 각 관할 경찰서 및 지방청 강력계 실종팀에서 전담하는 반면 앰버경보와 관련된 업무는 여성청소년계에서 담당하는 이원화된 업무 분할로 이번 사건과 같이 경고 시스템에 누수가 생기는 일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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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 양을 마지막으로 목격한 보문산의 한 식당에서 불과 2㎞ 지점에서 이 양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면서 앰버경보가 정확히 작동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한편 이날 이 양의 유가족들은 마지막까지도 살아있을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경찰과 현장을 동행했지만 결국 이 양이 죽은 채 발견되자 "나은아! 나은아!"를 외치며 오열했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