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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용 행정도시사수연기군대책위원회 공동상임대표는 “행정도시를 지키기 위해 5년이란 세월을 싸워왔다. 500만 충청인이 뭉치면 행정도시를 지킬 수 있다”며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홍성후 기자 |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고교 졸업 후 고향에 정착한 홍성용 연기군이장단협의회장은 최근 새로운 직책을 맡았다. 지난달 17일 연기군민회관에서 제5기 출범식을 가진 ‘행정도시사수연기군대책위원회’의 공동상임대표가 된 것. 상임대표는 조선평 연기군의회의원과 함께 2명이다. ‘행정도시사수연기군대책위원회 5기’는 출범 당시부터 적지 않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일단 규모부터 압도적이었다.
위원회 측이 밝힌 참여단체는 무려 60여 개. 범군민대책위원회를 비롯해 행정도시주변지역살리기대책위원회, 세종특별자치시원안지속추진연기군주민연대 등 기존의 단체를 통합해 총집결했다. 공주사대부고 졸업 후 줄곧 농사일과 이장단협의회 일에만 전념해온 그가 돌연 행정도시 사수를 위해 총대를 멘 이유가 궁금했다. 홍 대표는 지난달 29일 행정도시사수연기군대책위원회 사무실에서 진행된 충청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마음이 바빠 보였다. 그는 “행정도시를 지키기 위해 5년이란 세월을 싸워왔다. 500만 충청인이 뭉치면 행정도시를 지킬 수 있다”고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행정도시사수연기군대책위원회 상임공동대표를 맡은 홍성용 대표의 남다른 각오를 들어봤다.
▨ 대담=황근하 부장
-어려운 시기에 행정도시사수연기군대책위원회 상임공동대표를 맡게 돼 각오가 남다를 텐데.
“그 동안 행정도시를 지키기 위한 연기 군민들의 투쟁은 범 충청권을 넘어 전국적인 중심에 있었으며, 벌써 5년이란 세월을 싸워왔다.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아직도 우려와 불안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들어 행정도시의 변질 또는 축소 의혹이 불거지면서 연기 군민들의 불안과 분노가 높아져 좀 더 강하게 싸워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때 사수대책위원회의 상임대표를 맡게 돼 무거운 책임 만큼 최선을 다해 행정도시를 지키는데 앞장서겠다”
-행정도시사수연기군대책위는 민간단체로 구성된 기존 단체를 통합해 지난해 8월 공식 출범한 기구로 알고 있다. 외연을 확대하면서 부각된 점이 있다면.
“민간조직으로서 자생력을 갖추기란 매우 힘들다. 그러나 행정도시 건설이란 이슈가 결코 지역적 현안이 아니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폭 넓은 지지와 격려를 받으므로, 행정도시사수연기군대책위원회가 존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제5기 출범에서 외연을 확대했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이전에 비해 주민들이 느끼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그에 따라 많은 사회단체들이 앞다투어 투쟁대열에 참여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추석 이후에도 세종시가 뜨거운 쟁점이 될 것이 분명한데 행정도시사수연기군대책위의 계획은 무엇인지.
“사실 현재로서는 정부나 국회의 실천의지가 보이지 않아 과연 행정도시가 원안대로 건설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동안의 투쟁이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서는 기필코 이번 정기국회 회기 동안 원하는 결과를 쟁취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범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대정부 및 국회를 압박할 필요가 있다. 홍보활동과 함께 단기적으로는 대규모 집회, 장기적으로는 촛불문화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행정도시사수연기군대책위원회를 재정비 하면서 주안점을 뒀다면.
“행정도시 건설 자체가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사항이기 때문에 대책위원회의 활동에 불필요한 정치적 개입이 있다는 오해가 있었고 따라서 분열 양상으로 비춰지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 싸움에서 필요한 것은 정파와 지역을 초월한 단결의 힘이기 때문에 조직의 오늘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선 활동력이 뛰어난 실무자 보강과 함께 각급 사회단체의 규모나 성격에 맞는 역할의 전열에 배치했다”
-정부 여당은 세종시 원안 건설에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데.
“사실 제5기 대책위원회 출범의 첫 번째 목표는 9월 정기국회에서의 세종시설치법 통과였다. 세종시 설치법 조기 통과는 불안에 떨고 있는 연기군민들에게 있어 최대의 관심사이다. 당초의 계획대로 내년 7월, 세종시 출범이 불가능해지면 군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을 더해질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자족기능 운운하면서 정부기관 이전면경 고시를 늦추고 있는데 그 또한 우리 투쟁목표의 하나이다. 세종시 설치법 조기제정과 9부 2처 2청 정부기관 이전 변경고시를 이루어내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다”
-충청 출신의 정운찬 국무총리인준에 대한 입장은.
“8만 연기군민들의 행정도시 원안 추진 목소리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수정 발언의 당사자가 집권여당의 힘을 빌어 국무총리로 인준된 것에 실망과 분노를 느낀다. 이번 정 총리에 대한 국회인준 결과는 행정도시의 원안 건설에 의지가 없는 현 정부의 입장이 현실화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정부나 국회 측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만일 행정도시가 축소, 변질된다면 그 어떤 세력과도 당당하게 맞서 강력하게 투쟁할 것이다”
-국토해양부는 세종시에 대해 자족기능을 보완하기 위한 연구가 끝나면 필요한 계획 변경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원안대로 추진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되는데.
“그러한 정부 측의 주장을 참으로 이해할 수 없다. 행정도시는 명칭 그대로 이미 기본계획에 자족기능이 들어있다. 그런 주장은 변질을 계산한 말장난에 불과하다. 지금이 군부독재시설도 아닌데 대학이나 기업을 세종시에 내려가라고 해서 가당한 일인가. 정부의 주요 행정기관이 내려와 자리를 잡으면, 주변의 자족기능이 충족될 것이다. 그런 계획만이 다수 지방민에게 공생공존의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정치권과의 공조체체는 어떻게 하나.
“정기국회에서 세종시 설치법이 통과돼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그 그릇에 담을 9부 2처 2청 정부기관 이전고시의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 현재 행정도시 무산음모 충청권비상 대책위원회 등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충청권 여야를 초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번 싸움이 결코 연기군민들만 감래해야 하는 지역현안 지키기가 아닌 국가균형발전을 목표로 한 행정도시와 혁신도시를 사수하기 위한 비수도권 국민들의 함성으로 확산시켜 나갈 것이다”
-행정도시사수연기군대책위원회가 왕성한 활동을 하려면 자본이 필요한데.
“무엇보다 다수의 관심이 필요하다. 그러한 관심만 있다면 인원 동원 뿐만 아니라 소요재정 확보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몇천명 단위의 대중 집회를 개최하게 되면 수천만 원이 소요된다. 지원조례에 의한 사업비 지원도 필요하지만 자발적으로 내주시는 십시일반 성금이 매우 중요한 동력이 된다”
-행정도시사수연기군대책위원회가 세종시 원안 건설을 제대로 관철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지역민들의 관심이 높은데.
“행정도시 건설계획은 국민적 합의와 현재의 합헌 결정에 따라 추진된 국가균형발전 선도 사업이다. 행정도시는 원안대로 정상적으로 건설돼야 한다. 수도권이기주의자들의 이 국책사업을 충청권 이기주의로 매도하고 있지만, 다수 국민들은 행정도시 건설의 당위성을 함께 인식하고 있다고 믿는다”
-충청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라가 어려울 때 분연히 일어나 나라를 구한 충청 출신 지도자들의 정신을 생각해 볼 때이다. 국가정책에 순응한 것 밖에 없는 연기군민들이 오랜 세월 도탄에 빠져 있다. 500만 충청인이 뭉치면 국가의 정체성과 사회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다고 믿는다. 행정도시의 안정적 건설이 충청의 미래이고 대한민국의 미래임을 함께 인식해 뜻과 힘을 모아 주길 바란다”
정리=박길수 기자 bluesky@cctoday.co.kr
사진=홍성후 기자 hippo@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