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말 완공 예정인 충남 보령 관창산단 내 두원전선 본사 및 공장 전경. 보령시청 제공  
 
그동안 수도권 대표기업으로 군림했던 두원전선㈜이 24년의 수도권 생활을 마감하고 올해 안에 충남 보령 관창산업단지(관창산단)에서 제2의 웅비를 꿈꾸게 됐다.

경기 시화공단에서 전력케이블을 생산하는 두원전선이 지난해 2월부터 관창산단에 총 700억 원을 투자해 현재 본사 및 공장, 각종 부대시설 등의 완공을 사실상 눈 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신호컨트롤케이블(ATC)과 절연전선 분야에서 독자적인 기술을 보유, 국내 공급량의 25%를 공급하고 있는 두원전선은 관창산단 15만 4000여㎡ 부지에 둥지를 틀고 매출 1000억 원을 목표로 앞으로 서해안 시대를 열 주역이 될 것으로 기대감이 높아지는 기업이다.

1985년 설립된 두원전선은 국내 최초로 컬러TV 수신용 케이블과 통신용 ECX 케이블, 열차제어시스템에 필요한 자동제어용 케이블을 개발하는 등 국내 전선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특히 두원전선의 김상복(61) 대표이사는 전선업계가 심각한 경영난을 겪던 IMF 당시에도 5%의 매출성장을 이뤄내는 등 뛰어난 경영능력을 바탕으로 최근 3년간 평균 30%대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해 2007년 11월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가 선정한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으로 선정됐다. 이어 지난해 5월에는 중소기업인의 영예인 동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 같은 수도권 우량기업인 두원전선이 왜 보령 관창산단에까지 와서 둥지를 틀게 됐을까.

관창산단은 1992년 야산 목초지를 깎아 166만㎡의 산업단지로 개발하기까지만 해도 그 당시 엄청난 기대감을 안고 있었다.

이후 1996년 대우정밀(옛 대우 파워트레인, 현 GM대우)이 입주한 후, 본격 가동하면서 정상궤도를 밟아가는 듯했던 관창산단은 2000년 대우그룹 부도로 소유주가 4개 법인으로 분리되면서 충남도와 보령시의 '애물단지'로 전락하기 시작했다.

2003년 3월 GM대우로 소유권이 넘어간 대우파워트레인 공장만 가동되던 관창산단은 ‘이완구’호가 출항한 2006년부터 외자·기업유치 정책으로 사실상 방치됐던 이 곳에 하나 둘씩 기업들로 채워지면서 점차 활력을 되찾기 시작했다. 여기에 두원전선과 인연이 닿았다.

충남도 박정화 기업유치팀장과 권호식 보령시 투자유치담당 등은 두원전선이 2007년부터 김 대표의 고향인 충북 등 전국을 상대로 지방이전을 검토하고 있다는 최초 이전정보를 시화공단 내 기업이전 컨설팅 대표로부터 우연히 입수하게 된다.

이후 이들은 김 대표를 지속적으로 만나 충남도의 우수한 투자 여건을 설명하고 타 시·도와 차별화된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키로 하는 등 충북에서 충남 보령으로 이전대상을 옮기도록 지속적인 설득과 본격적인 협상에 나서기 시작한다.

그 당시 두원전선은 일단 충북을 배제하고 충남도내 당진, 예산, 홍성 등지를 최적의 입지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즉시 공장건축이 가능한 산업단지가 충남도에는 전무한 상태였으며 개별입지 외에는 마땅히 추천할 입지가 없었다.

이들은 김 대표와 회사 관계자 등을 70여 차례에 걸쳐 만나 끈질긴 투자유치 활동을 통해 보령 관창산단이 최종 대상지로 결정되도록 합의를 이끌어 낸다.

이후 지난해 2월 충남도는 도청 소회의실에서 이완구 지사를 비롯해 신준희 보령시장, 김상복 두원전선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관창산단에 전선 등 생산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MOU)을 체결하면서 마침내 결실을 거두게 된다.

두원전선은 앞으로 보령시대를 맞아 특히 부가가치가 큰 선박용케이블과 차세대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산업용 로봇사업 등의 신규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김상복 대표는 “1972년부터 13년간 한신전선에 근무하면서 TV 안테나선 및 특수 전력용 케이블인 EV를 개발해 왔다”며 "지금 시화공단은 규모가 작아 아이템 개발에 한계가 많다. 보령공장으로 이전하면 고압 CNCV(지중배전용 케이블)를 포함해 신규 아이템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충남도 박정화 팀장은 “이미 민선 4기 이 지사의 기업유치 공약인 1000개의 두 배가 넘는 2614개를 유치했고 3년간 약 16만㎞를 다니며 일진그룹 등 다수의 국내 대기업을 유치해 왔지만, 두원전선에 유독 남다른 애정이 간다”며 “앞으로 김 대표가 몰고 올 수도권 기업 지방이전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령시 권호식 담당도 "보령은 서해안고속도로와 장항선 철도 등이 지나가는 곳에 위치해 접근성이 우수하다"며 "이에 만족하지 않고 주포 제2산업단지와 청소 제3산업단지 개발에 착수해 보령이 서해안 시대 주역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관창산단은 두원전선 유치에 힘을 얻게 돼 '보령신항 배후단지'로서의 역할을 담당, 충남도 서남부권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창산단에는 현재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GM대우, S&T대우, S&SINC와 피복강관을 생산하는 SEP&C 등 4개 업체가 가동 중에 있다.

또 자동차휠을 생산하는 코리아 휠은 최근 신축공장을 준공하고 설비를 이전 중이며, 역시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이건 등 3개 업체는 공장 신축 중이다.

이 밖에 자동차부품을 생산하게 될 타가즈 코리아㈜와 삼목강업㈜은 현재 설계 중에 있는 등 모두 11개 기업이 입주를 완료하면서 100% 분양됐다.

이에 관창산단의 생산유발효과는 7조 5000억 원에 달하고 고용유발 효과도 3만 2000명, 인구유입 5만 9000명의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령시는 분석했다.

경기 안산=임호범 기자 comst99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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