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서점의 대명사인 대훈서적이 지난 9월 30일 1차 부도 처리된 가운데 4일 대전시 한 지점에 채권단의 도서반출 뒤 직원들이 남은 물품을 정리하고 있다. 홍성후 기자 hippo@cctoday.co.kr  
 
52년 역사를 지닌 지역 향토서점의 대명사 대훈서적이 부도 처리돼 충격을 주고 있다.

대전지역 서점업계에 따르면 대훈서적이 지난달 30일자로 1억 원가량의 만기 도래 당좌어음을 막지 못해 1차 부도난 데 이어 이튿날인 1일 자정까지 어음을 막지 못해 2차 부도 처리됐다.

이밖에도 5일 2억 원 이상의 어음이 예정돼 있는 등 앞으로 향후 도래할 어음 때문에 부도 금액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단에는 유명 출판사를 비롯해 지역의 도서 도소매업자와 금융권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지역 출판업체의 연쇄부도마저 우려되고 있다.

대훈서적은 부도 이후 서점 운영을 중단한 상태이며, 채권자인 출판사 등의 도서반출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부도 사실을 모르고 대훈서적을 찾았던 일부 시민들이 발길을 돌리는 등 지역의 대표적인 향토서점의 부도를 안타까워하는 모습이었다. 4일 대훈서적 시청점을 찾았던 시민 김 모 씨는 “가까운 곳에 있어 자주 찾곤 했는데 당장 불편하게 됐다”면서 “서점은 단순한 개인기업이기 이전에 시민들이 부담없이 들를 수 있는 문화공간인데,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부도처리 됐다니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대훈서적의 부도소식이 전해진 직후 부도의 원인을 둘러싼 다양한 분석도 나오고 있다.

채권업자들은 둔산동 시청본점 확장 시 대훈서적이 무리한 금융투자를 한 것과 고 김주팔 회장이 수십억 원을 들여 수집한 북한책이 별다른 수익을 내지 못한 것을 자금난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고 있다.

지역 서점업계에서는 이 같은 원인과 함께, 장기간의 경기침체와 인터넷 서점의 활성화로 오프라인 서점의 매출이 꾸준히 감소한 것을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상당수 시민들이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책만 보고 책을 구입할 땐 인터넷을 통해 구입하는 마당에 버틸 재간이 없었을 것이다. 지역사회 속에서의 서점이 해왔던 고유의 역할이 위협 받는 결과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항룡 기자 pri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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