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서 치안센터가 주민들의 주차장으로 전락하고 있다. 지난 25일 오후 청주시 흥덕구 한 치안센터 주차장에는 인근 주민들의 차가 빼곡히 주차돼 있다. 고형석 기자  
 
일선 경찰서 치안센터가 인근 주민들의 주차장으로 전락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9월 주민 밀착형 풀뿌리 치안을 위해 현행 치안센터를 장기적으로 파출소로 부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주같은 도시지역의 경우엔 치안센터가 인근 주민들의 주차장으로 이용되면서 미관저해는 물론 방범치안에 대한 불안감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5일 오후에 찾은 청주시 흥덕구의 한 치안센터.

출입문은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고 입구 한쪽에 인터폰과 연락 전화번호를 알리는 안내문만 치안센터를 지키고 있었다.

대도로변에 위치한 이 치안센터는 멀쩡한 건물인데도 정작 경찰과 사람들의 왕래는 거의 없는 장소가 된 지 오래된 모습이었다.

치안센터 내에는 사람이 없었지만 주차장에는 일반 승용차 8대가 주차돼 있었고 이 중 한 대를 골라 적혀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자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의 승용차 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치안센터가 본래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주차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 주민은 "집이 도로변이라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고 1년 넘게 치안센터 안에 주차하고 있지만 경찰이 상주하지 않기 때문에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없이 주차를 해왔다"며 "경찰이 오는 것을 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청주시 상당구의 또 다른 치안센터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인근에 사는 주민이나 주변에 볼 일을 보러 온 사람들이 주차한 것으로 추정되는 승용차 3대가 나란히 주차돼 있었고 사람들의 왕래는 예전에 끊긴 듯한 모습이었다.

이 같은 치안센터의 방치는 주민들의 방범치안에 대한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모(38·청주시 상당구 금천동)씨는 “과거 파출소 같은 경우 사무실 내에 불이 환하게 켜져 있어 심적인으로 위안이 됐었다”며 “그러나 치안센터로 변경되면서 마치 지역 파출소를 폐쇄해 경찰이 근무하지 않거나 철수한 것처럼 느껴져 각종 범죄는 늘어나는 현실에서 불안감을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04년 107곳에 이르던 도내 치안센터는 올해 89곳으로 줄었다.

경찰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치안센터를 줄이고 파출소를 늘린다는 계획이고 치안센터에 주민들의 차가 주차돼 있는 문제는 긴급한 상황이 아닌 이상 주민들의 편의를 생각하면 제재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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