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괴산군 고추유통센터 옆에 설치된 초대형 가마솥. 이성희 기자  
 
충북 괴산군에는 밥을 지을 수 없는 초대형 가마솥이 있다. 크기로 따지면 세계적인 자랑거리지만 지금은 애물단지로 전락해 관리에도 골칫덩어리가 되고 있어 군민들조차 원성이다.

이 가마솥은 김문배 전임 괴산군수가 군민 3만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한솥밥’을 먹으며 공동체의식을 높이자는 취지로 군민 성금 2억 원을 포함, 5억 원으로 지난 2005년 7월 제작, 국내·외적으로 화젯거리가 되기도 했던 것.

둘레가 17.85m에 이르는 이 초대형 가마솥은 지름 5.68m, 높이 1.67m, 두께 7㎝, 총 중량은 43.5톤이나 돼 철로 만든 솥으로는 세계 최고가 되지만, 호주에는 이보다 더 큰 질그릇 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괴산읍 고추유통센터 옆에 설치한 초대형 가마솥은 최대 쌀 50가마까지 밥을 지을 수 있지만 단 한 번도 밥은 짓지 않았으며, 솥뚜껑 또한 무게가 만만치 않아 뚜껑을 여닫는데도 쉽지 않다.

이렇게 큰 가마솥의 이용을 보면 ‘괴산군민 가마솥’은 지난 2005년 8월 대학찰옥수수 삶기 시연 및 시식행사(1만 개)를 시작으로 △감자삶기 시연(1만개) △12월 동지팥죽 군민 한마음 나누기 큰 잔치(5000명 분) △청포물 머리감기 행사(5000명 분) △2006~2007년 8월 괴산고추축제 대학찰옥수수 삶기 시연 등 1년에 1회 정도일 뿐, 군민들의 피같은 돈을 모금해 제작한 것에 비해 실용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6년 11월 괴산군의회가 임시회기 때 군정질문을 통해 가마솥의 위치적인 부적합과 활성화 방안이 전무한 문제점을 지적하자, 임각수 군수는 "가마솥 위치는 이미 전국에 홍보돼 옮기기가 어려워 홍범식 고가 등과 연계한 관광코스로 개발하겠다"며 "소도읍 가꾸기 일환으로 가마솥 주변을 종합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으로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후 이렇다할 가마솥 이용 계획은 나오지 않았으며, 현재까지 괴산 가마솥은 애물단지로 전락, 군민들 사이에서도 이런 괴산군의 행정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강원 괴산군관광진흥담당은 “현재 1억여 원을 들여 가마솥 이용방안을 포함 군 전체 관광활성화 용역을 추진 중에 있다”고 말했다.

괴산=김상득 기자 kimsd@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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