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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랗고 높은 하늘 아래로 청명한 가을 바람이 불어오는 이 계절,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당일코스로 가볍게 나녀올 수 있는 충청권 단풍 명소를 소개한다.
△계룡산 갑사 계곡과 동학사 계곡
옛부터 계룡산 갑사의 단풍은 '춘마곡 추갑사(春麻谷 秋甲寺)'라 불리며 충청도 최고의 가을풍광을 자랑한다.
특히 갑사 진입로인 5리 숲과 계룡산 용문폭포 계곡의 단풍은 천년고찰 갑사와 어우러져 그야말로 장관을 이룬다. 갑사 계곡 단풍놀이객들은 대부분 갑사에서 용문폭포, 금잔디고개, 남매탑, 동학사로 넘어가는 2.7㎞ 코스를 이용하거나 갑사에서 연천봉, 관음봉 전망대, 은선폭포, 동학사로 이어지는 2.4㎞ 코스를 이용한다.
이와 함께 동학사 계곡은 등산로를 따라 은선폭포까지 쉼없이 흐르는 조용한 계곡물 소리가 단풍과 어우러져 청각과 시각을 동시에 만족시켜주고 정상까지 올라가 천황봉에서 내려다보는 계룡산은 붉은 물감을 뿌려 놓은 듯해 장관을 이룬다.
또 동학사 입구 삼거리에서 방향을 바꿔 계룡대로 넘어가는 도로변은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며 차안에서 멀리 물든 계룡산 단풍을 즐길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로 일품이다.
△대둔산
대둔산은 한국 8경의 하나로 꼽히며 깎아지른 듯한 기암괴석과 끌려들어갈 듯 깊은 계곡, 거대한 분재처럼 우뚝 솟은 바위, 암릉과 암릉을 연결하는 아슬아슬한 구름다리가 단풍과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다.
흙보다 돌이 많고 가파른 산비탈이 이어져 오르기 힘든 산이지만 청명한 가을이면 멀리 진안 마이산과 지리산, 변산반도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대둔산은 흔들흔들 구름다리에서 아찔하게 내려다보이는 단풍이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해 가을나들이객들의 탄성을 자아 내기에 손색이 없다.
또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창건했다는 전해지는 태고사가 자리하고 있어 가을산사의 운치도 함께 느낄 수 있어 사랑하는 사람들과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는 곳이다.
△속리산
속리산의 가을은 설악산이나 내장산과 같이 화려하진 않지만 잎사귀마다 은은하게 배어 있는 다소 소박한 붉은색 단풍이 특징이다.
해발 1057m로 화강암을 기반으로 변성 퇴적암이 섞여 있어 높은 봉우리와 깊은 계곡은 가히 절경을 이뤄 광명산, 미지산, 소금강산으로도 불릴 정도이고 기암괴석과 조화를 이룬 단풍은 자연의 위대함과 아름다움을 세삼 느끼게 해 준다.
속리산을 오르는 산행코스는 다양하지만 가을철에는 문장대로 오르는 냉천골의 중사자암과 1016고지 휴게소 밑의 경업대로 하산하는 코스가 좋다. 속리산을 찾는다면 우리나라 교구 대찰 가운데 하나인 고풍스런 법주사를 들러 가을의 맛을 느껴 보고 거대 불상 아래서 소원을 빌어보는 것도 좋다.
△금오산 향천사와 칠갑산
충남 예산 금오산 자락에 위치한 향천사는 가을이면 산사 주변이 온통 단풍나무로 우거져 장관을 이룬다.
1000여 그루 단풍나무가 가을 바람에 출렁이는 모습이 아름다운 향천사는 산사 이름도 단풍의 향기가 풍긴다는 뜻에서 향천사(香泉寺)라 명명됐다. 7개의 등산로를 갖추고 있는 청양 칠갑산은 단풍 등산도 일곱 가지 맛을 지니고 있다.
단풍을 감상하며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면 어느 새 정상에 다다를 정도로 칠갑산의 단풍은 늦가을 여행지로 적당하다.
크고 작은 봉우리와 계곡이 단풍으로 덮여 있는 모습은 마치 겨울에 붉은색·노랑색 눈이 내려 산을 덮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 속에 빠지게 한다.
△단양 제비봉과 소백산
단양에서 충주호 방향 8㎞ 거리에 있는 제비봉은 또 다른 단양 8경인 구담봉과 옥순봉을 한눈에 굽어 볼 수 있는 명소로 설마동 계곡의 단풍이 유명하다. 더욱이 등산로가 완만하고 호수 건너편으로 금수산의 단풍을 멀리서 바라볼 수 있으며 충주호, 온달산성, 고수동굴 등 가볼 만한 관광지가 지척에 두고 있어 주말 테마여행지로 적합하다.
국내 산 중 설악산에 이어 가장 빨리 단풍이 드는 소백산은 10월 한 달간 오색단풍으로 물든다.
다른 산들에 비해 단풍기간이 다소 짧은 편이지만 능선 곳곳에 산재한 기암괴석과 폭포 등이 단풍의 운치를 더해 가을 정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충주 포암산
충주 포암산은 바위절벽에 있는 단풍이 장관을 이루는 곳으로 월악산 팔각정에서 시작해 만수골, 포암산, 하늘재, 미륵불로 연결되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특히 이곳은 단풍과 아름다운 고사목들을 함께 볼 수 있으며 아름드리 활엽수들이 떨군 낙엽들이 발목을 덮을 만큼 수북이 쌓여 가을정취를 느끼기에 그만이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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