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 시술 장면.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이란 기존의 내시경 검사와 달리 내시경을 십이지장까지 넣은 후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배출되는 작은 구멍(유두개구부)에 가느다란 관을 넣은 다음 X-선 촬영을 할 수 있는 약을 넣고 사진을 촬영하는 검사이다. 단국대병원 제공  
 
“평소에 배도 자주 아프고 소화도 안 되는데 담석증 때문이었나, 그럼 빨리 수술해야 하나, 수술하다 큰일이라도 나는 것 아냐, 요즘은 레이저로 부수기도 한다는데.” 별의별 생각이 뇌리를 스쳐간다.

최근 들어 이처럼 담석증이나 췌장염, 담도암, 췌장암 등 췌담도계 질환이 부쩍 늘고 있다. 도대체 내 몸에 담도나 췌장이 어디 있고 무슨 일을 하는 거지?

'담도'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이동하는 빨대와 같은 관으로, 간내에 위치한 간내담도와 간을 벗어나 십이지장까지 이어지는 간외담도(총수담관)로 나뉜다.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은 우리가 섭취한 지방성분의 소화제로서 식사 전에는 담낭에 저장되어 있다 식후 담낭과 연결된 총수담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분비되어 음식과 섞여 소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췌장'은 소화액 및 당뇨병을 막아주는 인슐린 등의 호르몬 분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췌장에서 만들어진 소화액이 췌장 내의 췌관을 통해 분비되며 이 췌관은 총수담관과 합쳐져서 십이지장으로 이어져 있다. 간내외담도와 담낭, 총수담관, 췌관을 통틀어 췌담도 또는 췌담관이라고 부르며, 이 관들 및 주위 조직에 담석이나 암, 염증 등의 다양한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인 췌담도계 질환인 담석증의 경우 담즙의 통로인 담낭, 간내담관, 총수담관에서 담즙이 뭉쳐져 담석이 생기는 질환으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담석증은 담낭에 결석이 생긴 경우로 대부분은 무증상이며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치료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담석에 의해 담낭 입구가 갑자기 막히면 담낭의 팽창이 일어나 심한 산통 발작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 경우 수술을 시행해야 하는데, 일부 담석이 총수담관으로 빠져 나가는 경우 황달 등의 심한 증상을 유발한다. 이 경우 수술적 치료 전에 담도내시경을 이용하여 총수담관의 담석을 먼저 제거해야 남은 담석없이 완벽하게 치료할 수 있다.

담도암이란 담즙이 흐르는 통로인 담도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서 담관암이라고도 하며 확실한 원인은 모르지만 위험인자로는 담관의 선천성 기형, 간내담석, 경화성 담관염, 고무나 자동차공장 근무자, 간담도계 기생충 감염, 만성 궤양성 대장염 등이 있으며 담도암 환자의 20~30%에서 담도결석이 동반되어 있다. 담도암의 증상으로는 통증보다는 종양에 의해 담도가 막혀 심한 황달이 유발되는 경우가 많아 이유없이 황달이 발생하고 갑작스런 체중감소가 있는 경우 빨리 병원을 방문해 보아야 한다.

췌장염은 췌장의 염증성 질환으로 급성 췌장염 및 만성 췌장염으로 구분되며 다양한 원인에 의해 유발되나 담석과 술이 제일 흔한 원인이다. 심한 음주 후에 또는 평소 담석증이 있는 사람이 갑자기 심한 배꼽 주위의 복통, 발열, 구토 등이 있으면 의심해 보아야 한다. 5~10%에서 신부전, 호흡부전, 패혈증 등의 심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증상이 생기면 빨리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췌장암은 췌장에 발생하는 종양으로 최근 우리나라에서 발생이 증가하고 있지만 치료 성적이 매우 불량하여 현재로서는 조기발견이 가장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발생원인은 확실하지 않으나 생활양식, 식생활, 흡연, 음주, 당뇨, 만성 췌장염 등과 관련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췌장암의 증상은 체중 감소, 복통, 황달이 대표적이며 오심, 구토, 식욕 부진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단국대병원 췌담도 내시경 클리닉에서는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 '내시경 초음파' 등 내시경을 이용해 췌담관계 질환을 조기에 정확하게 진단하며, 내시경적 치료를 통하여 불필요한 수술을 줄이고 입원기간도 단축시키고 있다.

다양한 신기구 및 기술의 발전은 최근 들어 담석증이나 췌장염, 담도암, 췌장암 등 췌담도계 질환이 부쩍 늘고 있는 가운데 우리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내 몸에 황달은 없는지, 급격한 체중 감소는 없는지 선선한 이 가을에 한 번씩 체크해보는 여유를 가져야겠다.

천안=이의형 기자 eulee@cctoday.co.kr

<도움말 = 김홍자 단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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