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신임 이응노미술관장 선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는 지난해 변상형 초대 이응노미술관장과 재계약 하지 않으면서부터 이응노미술관장 자리는 공석이 됐다. 이후 시는 무려 4차례의 공개모집을 통해 신임관장 채용을 시도했지만 적격자가 없다는 이유로 번번이 신임관장을 뽑지 못했다.

22일 발표된 4번째 이응노미술관장 공모에서도 지역 출신 미술계 인사 1명을 포함한 총 3명이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시는 '합격자 없음'을 발표 신임관장 선임에 또 실패했다.

수 차례의 공모에도 불구하고 신임관장 채용이 계속 미뤄짐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응노미술관 조직개편이 불가피 한 것 아니냐는 관측과 함께 이응노미술관 행정의 장기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함께 제기되고 있다.

현재 이응노미술관은 대전시립미술관 조직 안에 있으면서도 위상 및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별도의 관장을 두고 있는데, 대전시립미술관 조직 안에 두 명의 관장이 있음으로 인해 다소 혼란스럽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또 채용과정에서 박인경 명예관장의 입김이 지나치게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하고 있는 상태.

미술계의 한 인사는 "이응노미술관이 개관한지도 얼마 안 되는 시점에서 이응노미술관을 이끌어갈 관장자리가 1년 가까이 공석이라는 것은 우려할 만한 일"이라면서 "고암 서거 20주년 기념전시 등 제대로 된 전시를 위해서라도 능력 있는 관장을 하루빨리 영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전임 관장 시절 명예관장과의 의사소통 등에서 불협화음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현재 작품기증 등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결국 박인경 명예관장의 의중과 맞아야만 신임관장이 임명될 수 있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적격자가 없어 채용하지 못한 것"이라면서 "미술관에서 다시 절차를 밟아 올 경우 다시 공모할 것이다. 적격자가 계속 없기 때문에 자격기준 등 변동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시립미술관은 이응노미술관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이달 초 관장 대신 학예실장 체제로의 전환하는 방안을 박 명예관장에게 건의했지만 박 명예관장이 이를 수락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항룡 기자 pri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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