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최대 현안사업인 세종시 문제가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의 수정 발언으로 풍전등화에 놓인 가운데 대전시민의 대표를 자임하는 대전시의원들이 해외연수를 떠나 “지금이 어느 땐데, 철을 몰라도 한참 모른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신종플루 확산으로 비상이 걸린 데다, 장기적인 경제난으로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지방자치단체는 예산 부족으로 적자재정을 편성하는 등 너나없는 경제난으로 아우성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시의원들의 해외연수에 대한 시민들의 반감도 높아지고 있다.

21일 대전시의회에 따르면 오정섭 의원(서구5), 이정희 의원(비례), 김영관 의원(중구1), 송재용 의원(유성1), 박수범 의원(대덕2) 등 행정자치위원회 소속 의원 5명과 공무원 3명 등은 22일부터 7박 9일 일정으로 컨벤션시설 견학 및 관광자원 발굴 등의 명목으로 프랑스 파리 등 4개국 6개 도시를 방문한다. 이들의 여행경비는 의원 1인당 556만 원씩 2780만 원과 공무원 경비 1157만 원 등 총 3937만 원으로 모두 시민의 귀중한 세금으로 충당된다.

이들은 해외연수기간 동안 프랑스 파리와 룩셈부르크, 독일 프랑크푸르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을 방문할 계획이지만 대부분 박물관이나 박람회장, 관광지 등의 순회일정으로 채워져 있어 철(季節) 모르는 외유에 대한 비난이 고조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시의회 측은 “파리에 거주하고 있는 고암 이응노 화백의 부인인 박인경 여사와의 면담과 충남도청사에 대한 활용방안 모색, 유럽 선진국의 자전거 활용 실태 등을 둘러보기 위한 연수 차원에서 계획됐으며 관광성 외유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의회 측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으로 최악의 상황에서 굳이 해외연수를 강행했어야 하느냐는 비난이 많다. 대전 동구의회의 경우 지난 8월 경제적 고통분담 차원에서 구의원들의 국회 연수 예산으로 책정됐던 3200만 원 전액을 주민복리증진을 위한 사업예산으로 쓰도록 반납한 바 있다.

시민들은 “지난 1년 동안 감투싸움에만 몰두하더니 이제는 서민들의 경제적 고통이나 세종시 위기 등 국책현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외유를 떠나는 것은 앞뒤를 분간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행동”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시의회 관계자는 “시기가 부적절한 점이 없지 않지만 이미 오래 전 일정이 잡혀 있어 일정을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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