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자해지(結者解之)’

행정도시(세종시)에 대한 민주당 정세균 대표의 입장은 분명했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충청투데이와 가진 단독인터뷰에서 “행정도시를 후퇴시키고 변질시키려는 이 정권에 절대 승복할 수 없다”며 “우리가 처음 시작한 행정도시는 우리 손으로 매듭짓겠다는 심정으로 완벽하게 완결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특히 “이명박 대통령은 더 이상 뒤에 숨어 이 사람, 저 사람 시켜서 이상한 얘기만 흘러 나오게 해선 안 된다”며 “행정도시를 변질시키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원래 약속을 지키려는 것인지 분명하게 답변해야 한다” 고 말했다.

   
▲ 사진 = 김상용 기자 ksy21@cctoday.co.kr
- 행정도시가 위기에 처했다. 민주당의 입장은.


“행정도시는 2002년 대선 때 행정수도 공약부터 연원됐다. 이를 시작으로 많은 우여곡절 끝에 2005년 여야 합의로 행정도시특별법을 만들었다. 이후 행정도시의 공사가 시작됐고, 법이 뒷받침된 가운데 예산도 상당부분 집행된 상황이다. 그런데 이제와서 이걸 후퇴시키고 변질시키려는 이 정권에 대해 절대 승복할 수 없다. 우리가 처음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세종시가 완벽하게 완결될 때까지 최선을 다해 원안대로 추진하겠다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다. 9부 2처 2청이 꼭 세종시에 입주하고 50만 자족도시가 완결될 때까지 끝까지 노력하겠다.”

-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의 세종시 관련 발언이 심각한 파장을 불러왔는데.

“총리로 내정된 직후 일성이 세종시를 후퇴시킬 것 같은 얘기였다. 이 발언이 대통령과의 합의 끝에 나온 말인지, 개인의 생각을 얘기한 것인지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21일과 22일 열리는 인사청문회에서 이걸 철저하게 따질 것이다. 물론 청문회를 통해 다른 자질을 검증하겠지만 만약 정 후보자가 자신이 청문회에 나오기 전에 밝힌 얘기를 그대도 견지하면 민주당은 인준에 동의하기 어렵다.”

-정 후보자를 포함한 이번 개각인사에 대한 말이 많은 데.

“역대 정권도 인사 부분에서 가끔 말썽이 있었지만 이명박 정부 만큼 말썽이 많은 적은 없는 것 같다. 어떻게 이렇게 흠이 많은 사람들만 골라 놨나 싶다. 지금도 인사청문회가 열리고 있지만 위장전입은 기본이고 부동산 투기와 탈세 등 흠이 없는 후보가 한 명도 없다. 대통령이 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흠이 있는 것을 알고 한 것인지, 모르고 한 것인지. 만일 알고 했다면 도덕성의 수준이 의심스럽고 모르고 했다면 검증 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두 번째는 앞으로도 이렇게 흠이 있는 사람들을 임명할 것인가, 아니면 좋은 사람을 찾아서 임명할 것인가. 인사는 만사라고 하는 데, 이렇게 인사를 하고 어떻게 국정을 운영하겠나. 지금이라도 두루두루 흠이 없는 인사를 찾아서 내놔야 한다.”

- 개헌 논의도 뜨겁다. 정당마다 입장이 서로 달라 보이는데.

“기본적으로 민주당은 개헌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내놓은 개헌론은 다분히 정략적인 측면이 많아 보인다. 진정성이나 신뢰를 보낼 수 없다는 것이 야당의 시각이다. 마치 자신의 정치적인 부족함을 헌법에 탓하는 것과 같은 태도는 옳지 않다. 특히 개헌은 정당이나 정치하는 사람들만 합의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국민적인 합의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학계와 시민사회단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개헌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고 국민적 공감대도 만들어 한다. 이런 과정에서 각 정당도 자신들의 개헌안을 준비·연구해 어느 정도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 그 때 추진하는 것이 좋겠다. 그런데 개헌을 주장하는 대통령이나 한나라당에서조차 개헌안을 만들지 못한 상태다. 안(案)도 없으면서 무슨 개헌을 논의하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학계와 시민사회단체가 열심히 논의하고 정당도 공부한 후 본격적인 논의는 내년 지방선거가 끝난 이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개헌논의로 내년 지방선거를 통해 이뤄질 중간 심판을 호도하지 말라는 것이 내 입장이다.”

- 민주당이 현 정권의 아젠다 선점에서 밀리고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허가도 안 해 줬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우리 정책이나 슬로건을 막 가져다 쓴다. 이명박 정권이 ‘중도실용’을 외치는 무슨 중도인가, 이 정권은 분명한 보수이다. 또 ‘서민정책’이라는 것도 언제부터 이 정권이 서민 얘기했나. 아마 조금 있으면 실체가 드러날 것이다. 그러면 서민들로부터 더 심한 비판받을 것이다. 그래서 민주당은 위기감 같은 것이 없다. 우리는 우리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면 된다. 그러면 우리의 진정성을 국민들이 알아주고 국민과 진정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다.”

- 충청도민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민주당이 힘을 얻고 집권했을 때 충청권이 제대로 대접받은 게 사실이다. 민주당도 충청권에서 애정을 보여줬을 때 비로소 많은 기회를 얻었다. 결국 민주당과 충청권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래서 우리가 구애를 하고 있는 것이다. 충청도 양반들이 민주당에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 또 그런 기회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

-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도 충청권에 관심이 많은데.

“한 정당은 충청을 위해 아무 것도 해준 것이 없는 정당이고 또 다른 정당은 기회를 줬는 데 충청을 위해 아무것도 할 능력이 없는 정당이다.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 정당과 할 능력이 없는 정당 대신에 실제로 지난 10년 동안 확실한 능력을 보여주고 충청권을 위해 실적이 있는 민주당을 지지해 줘야 한다.”

- 끝으로 강조하고 싶은 말은.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충청권이 민주당과 함께할 때 충청권의 발전도 있었고 민주당도 기회가 있었다. 이제 민주당도 다시 한 번 충청인 여러분과 손잡고 꼭 승리하는 민주당이 되고자 한다.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한다.” 대담·정리 =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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