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종플루가 확산되며 방역활동과 위생관리도 덩달아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지역 영화관과 공연장 등 다중이용시설들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신종플루가 폐쇄된 실내공간에서 고위험군(만 5세 미만 영유아, 65세 이상 노인, 임신부, 만성질환자, 면역저하자 등)에게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알려졌지만 소형 공연장은 물론 대형멀티플렉스마저도 비용 등의 문제를 들어 화장실에 손세정제를 비치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다중이용시설들은 '신종플루 감염'이라는 불덩어리가 떨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으면서도 공연·영화 시작 전 신종플루의 예방을 위한 공익성 광고나 손소독기 비치 등의 최소한의 대비책 마련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실제 지난 주말 가족들과 함께 지역의 한 대형공연장을 찾은 임 모(37) 씨는 아직까지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임 씨는 "하루 수천 명이 방문하는 공연장 화장실에 손세정제는커녕 비누조차 비치되지 않았고, 신종플루와 관련된 어떤 안내방송도 없었다. 당시 공연장에 감염자가 있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며 불안감을 비쳤다.

위생관리가 허술한 틈을 타 신종플루는 아니지만 진드기 등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서식하는 해충에 감염된 사례도 있었다.

이달 초 대전의 한 영화관에 아내와 갔다가 해충에 감염된 유 모(42) 씨는 "당시 극장 안에는 곰팡이 냄새가 났고, 좌석 곳곳이 각종 얼룩 등으로 오염된 상태였다”며 “영화가 끝나자마자 온몸에 가려움증이 생겼고 이로 인해 아내와 같이 수일간 고생했던 일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업체 측은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영화관 관계자는 "그나마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멀티플렉스는 1년에 한 번이라도 객석의자에 대한 전체 소독을 진행한다"며 "비용이 워낙 많이 들기 때문에 소형 영화관이나 공연장의 경우 객석에 대한 소독은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고객들의 통로나 입구에 손소독기를 비치할 계획이지만 관련 물품이 품귀현상을 보이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시민들은 지난 7월 무렵 대형멀티플렉스들이 전국의 관람료를 일제히 올린 점을 상기하며 업계가 돈벌이에만 혈안인 채 시설물의 위생이나 방역관리에는 소홀하다며 비난하고 있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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