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교보건협회가 지난 1998년부터 모든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매년 의무적으로 건강검진을 실시한 결과 학생 100명 당 1명이 소변검사에서 이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이들 학생 중 대부분이 만성신부전의 원인인 만성사구체염에 걸린 것으로 드러났지만 사후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사구체신염, 성인보다는 어린이에게 더 잘 생긴다
간단히 신염이라고도 부르는 사구체신염은 신장에서 피를 여과해 체액과 노폐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작은 모세 혈관뭉치인 사구체에 염증이 생긴 것을 일컫는 말이다.
사구체에서 여과와 흡수가 잘 되지 않으면 단백질과 적혈구가 소변으로 빠져 나온다,
혈액에서 단백질이 소실되면 얼굴과 손, 다리 등 전신에 체액이 쌓이는 부종을 초래한다. 사구체신염은 다양한 원인에 따라 발생한다. 연쇄포도상구균에 감염될 경우 특히 피부감염의 경우 면역반응을 촉진해 사구체신염을 일으킬 수 있다.
낭창이나 세균성 심내막염 같은 면역계의 이상을 포함하는 질병에 걸린 경우에도 사구체신염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B형 및 C형 간염도 사구체신염을 일으킬 수 있다.
대전선병원 신장내과 김성숙 과장은 "사구체신염은 성인보다는 어린이에게 발생빈도가 더 높은 질환"이라며 "특히 취학 전이나 취학 초기에 많이 발생하며 2~6세 사이가 가장 많다”고 말했다.
◆급성 사구체신염
급성 사구체신염은 갑작스런 증상이 나타나며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급성 사구체신염은 세균감염이 주된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다. 또 바이러스나 약물도 어느 정도 관계가 있고, 혈관염, 알레르기성 자반병(전신의 피하나 점막에 출혈이 일어나서 자색의 작은 반점이 생기는 병) 등에서 같은 증상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
증상은 감기나 편도염, 성홍열, 피부 화농 등이 발생한 뒤 약 10일 후에 요량이 감소하고 혈뇨(커피색, 보리차색, 콜라색, 포도주색 등으로 표현), 부종(주로 얼굴, 눈주위, 손 등이 많이 부음), 고혈압 등을 보일 수 있다.
이때 병원에서 검사해보면 소변에 단백질이 검출되고, 현미경으로 적혈구를 많이 관찰할 수 있으며, 혈액 중에 질소분(요소질소, 크레아티닌)이 증가돼 급성사구체신염 진단을 받게 된다.
급성 사구체신염의 치료는 식이요법과 안정이 제일 중요하며, 그 밖에 필요에 따라 약물요법이 행해진다. 특히 발병 초기에는 고혈압성 뇌증, 심부전, 급성 신부전 등을 일으키기 쉬우므로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어 입원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 부종과 고혈압, 폐부종에 대해서는 수분 및 염분제한, 이뇨제로 치료하고, 심한 고혈압에 대해서는 혈관확장제 등의 항 고혈압제가 필요하다. 요량감소와 폐부종 및 요독증이 심할 때에는 투석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이 질환은 발병 후 3~12 개월 내에 회복되며 치료결과도 좋은 편이다.
◆만성 사구체신염
만성 사구체신염은 몇 개월의 기간을 두고 서서히 증상을 나타낸다. 만성 사구체신염은 증상이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다가 점차적으로 악화돼 결국은 만성 신부전을 가져 올 수 있다.
국내의 경우 만성신부전의 주된 원인은 당뇨병이다. 그 다음은 고혈압과 사구체신염이다. 일단 만성신부전으로 진행한 상태라면 악화 인자를 제거한 뒤 식이요법을 통해 더 이상의 신장 손상을 막는 게 중요하다.
신장은 간과 마찬가지로 기능이 어느 정도 저하되더라도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조기치료 시점을 놓칠 가능성이 높다.
개인차는 있지만 신장은 기능이 70~80% 이상 저하된 뒤에 비로소 빈혈로 인한 피곤함, 무력감, 운동 시의 호흡곤란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90% 이상 기능이 저하되면 요독 증상인 메슥거림과 의식 혼미, 출혈 등이 나타나며 이럴 경우 사실상 회복이 힘들어진다.
초기에 신장질환 여부를 의심할 수 있는 증상으로는 △잠든 후 소변을 보기 위해 2회 이상 일어나는 야뇨 △얼굴이나 다리의 부종 △시력저하 △고혈압 △혈뇨 △다뇨 △핍뇨(乏尿)(오줌 양이 생리적 증감의 범위를 넘어서 현저하게 감소된 경우) △거품뇨 등이다.
당뇨병이 원인이라면 철저한 혈당 조절과 식이요법, 고혈압 치료, 고 콜레스테롤혈증 치료 등이 필요하다.
이밖에 불필요한 약물복용을 삼가야 하고 염분 섭취를 줄이는 한편 요로감염을 치료해야 한다.
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
<도움말 = 김성숙 대전선병원 신장내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