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부터 청주시 수동 쪽방에서 홀로 지내고 있는 박 모(69) 씨는 최근 공동모금회에서 긴급지원 생계비를 지원받았다.

박 씨가 현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받고 있는 돈은 기초노령연금 8만 8000원을 비롯해 25여만 원이 전부. 쪽방 월세로 15만 원을 내고 나면 10만 원으로 한 달을 버텨내야 한다.

박 씨는 “아들 하나에 딸이 셋 인데 아들도 어려워 나를 돌볼 처지가 안 되고 딸들은 오래 전에 시집을 가서 연락조차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경기회복이 가시화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초생활수급자 등 서민 생계는 여전히 '어둠'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올해 9월 16일까지 실직 등에 따른 생계곤란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저소득 가정이 모금회에 생계비를 신청한 건수는 538건(4억 278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10건(2억 2909만 원)과 비교해 73% 증가했다.

생계비 신청 건수가 늘면서 모금회가 실질적으로 저소득 가정에 지급한 생계비 지원도 증가했다.

모금회의 저소득 가정 생계비 지원 건수는 올해 총 464건에 금액으로만 3억 4357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95건에 2억 2335만 원과 비교해 1억 2000여만 원이 늘었다.

이밖에 실직 등 생계곤란 상태에서 갑자기 다치거나 아프다며 긴급 의료비를 신청한 뒤 모금회가 지원한 의료비 건수 또한 올해 489건으로 지난해 400건과 비교해 89건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고 화재지원비 또한 41건으로 지난해 37건과 비교해 4건이 증가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지난해와 비교해 한창 일을 해야 할 20~30대 젊은 층의 생계비 신청과 지원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돼 전반적인 실업률 상승 속에서 젊은층의 취업과 고용불안 등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모금회는 당초 10억 원의 예산에서 5억 원을 추가로 편성해 저소득 층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모금회 관계자는 “경기가 회복추세라고는 하지만 올해 들어 실직으로 갑자기 소득원이 없어졌다거나 돈이 없어 아픈데도 치료를 받지 못하는 등 저소득 가정의 자금지원 신청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특히 한창 활동해야 할 20~30대 젊은층의 생계비 신청도 늘었다”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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