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희락 경찰청장이 현행 지역사회 치안의 최일선을 맡는 지구대를 장기적으로 파출소 체제로 전환키로 밝힌 가운데 9일 청주의 한 지구대에서 경찰관들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성희 기자 lsh77@cctoday.co.kr  
 
강희락 경찰청장이 지난 8일 “주민 밀착형 풀뿌리 치안을 확립하는데 현행 지구대 체제로는 미흡하다”며 “장기적으로 파출소를 부활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일선 경찰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파출소 체제가 부활할 경우 근무 인원과 여건, 시설 등의 각종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경찰은 지난 2003년 8월부터 기존 파출소 체제를 현행 지구대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나머지 파출소를 치안센터로 운영했다.

하지만 치안센터는 경찰관들이 상주하지 않기 때문에 농촌지역 등의 일선치안에 구멍이 뚫리는 등 지속적인 문제가 제기돼 왔고 밤 시간대 급박한 상황에 도움을 받기 위해 치안센터를 찾아도 정작 경찰은 없다는 시민들의 불만도 높아졌다.

여기에 3~4개의 파출소를 통합해 만든 지구대의 관할구역이 기존보다 넓어 범죄 신고가 접수돼도 기동력이 떨어진다는 판단에 따라 파출소를 부활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또 일부 치안센터는 심야시간대의 사무실 보안과 경비를 사설업체에 맡긴 것으로 밝혀져 논란을 빚기도 했다.

충북지역의 경우에도 지난 2004년 2곳에 불과하던 파출소가 올해 기준으로 14곳으로 늘었고 8곳의 파출소가 현재 승인이 올라가 있는 상태다. 파출소가 늘면서 치안센터는 줄어 지난 2004년 107곳에서 올해 현재 89곳으로 줄었다.

이처럼 파출소가 늘고 치안센터가 줄고 있는 것과 맞물려 강 청장의 파출소 부활 계획에 대해 경찰들은 근무여건과 인원 등의 문제를 들며 우려감을 표시하고 있다.

일선 경찰들이 가장 혼란스러워 하는 문제는 인원이다.

현행 4교대인 지구대 체제에서 세분화 된 파출소가 부활하면 3교대 근무가 돌아가 더 많은 인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강 청장도 파출소 부활 계획을 밝히면서 “파출소가 부활하면 3교대 근무를 해야 하지만 주 43시간 이상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주 50~60시간 근무하라고 하면 반발이 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치안공백이다.

강 청장은 “파출소가 부활하면 담당 관할구역이 넓지 않아 직원들이 지역의 치안요소를 꼼꼼히 파악할 수 있고 지역에 대한 소속감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경찰들은 “파출소의 경우 지구대보다 상주인원이 적어 순찰 등 인원 공백이 생길 때 강력사건 등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청주지역 지구대 한 경찰관은 “파출소는 관할구역이 지구대보다 넓지 않아 구석구석 치안을 살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상주 인원이 적어 한 사건에 대해 인원부족 현상이 생길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관은 “파출소 체제로 다시 돌아간다는 것은 새로 건물을 지어야 할 곳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며 “예산문제와 기존에 20년 이상된 치안센터 건물을 다시 사용할 경우 건물의 노후문제, 과거 파출소 2~3개를 합쳐 새로 크게 지었던 현 지구대 건물에 대한 활용 문제, 만약 기존에 크게 지어놓은 지구대 건물을 파출소로 활용한다면 어느 파출소가 될 것이냐 하는 형평성 문제 등도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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