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올해 말부터 금리 상승이 예견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1년 이상의 정기예금 가입을 미루고 있다.

기존 장기 예·적금 상품 가입자들도 잔여 기간을 고려해 중도 해지하고 단기 예금상품으로 갈아타는 등 금리 상승기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올 봄 금리 연 3.2%의 3년 만기 정기적금에 가입했던 A(39·대전시 중구) 씨는 최근 이를 해지하고 단기 예금상품을 찾는 중이다.

내년부터 금리가 오를 경우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도 5%를 넘나들 것이라는 판단에서 이해득실을 따져보면 갈아타는 것이 나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A 씨는 “금리가 오를 것이 확실한 데 굳이 이윤이 낮은 상품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며 “올해는 단기 예금에 넣어 뒀다 본격적인 고금리 상품이 나오면 재가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A 씨처럼 내년을 기약하는 고객들이 늘면서 전체 정기예금 가입 규모도 감소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32조 6000억 원 규모의 증가세를 보였던 정기예금은 올 상반기에는 오히려 5조 원 이상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요구불예금은 지난해 하반기 증가액 2조 3000억 원의 5배가 넘는 12조 5000억 원이나 급증하며 대조를 이뤘다.

이처럼 고객들이 정기예금 대신 단기 예금상품에 몰리면서 은행들도 기간별 운용이 가능한 예금상품을 내놓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최근 1년 만기 정기예금에 3개월 단위로 중도 해지 날짜를 정해 기간별로 고금리를 제공하는 맞춤형 정기예금을 선보였다.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 관계자는 “이 상품은 1년 만기 금리 연4.3%를 기본으로 가입 3개월, 6개월, 9개월 해당일에 해지할 경우에도 연 2.8~3.4%의 이자를 지급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최근 고객들의 수요를 충실히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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