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플루 확산세로 인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고려해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신종플루 백신을 대량공급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신종플루 부족 사태를 타개하기 위해 기존 백신과 비교해 생산량은 늘릴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단 한 번도 제조된 적인 없는 방식으로 백신을 만들어 수백만 명에게 접종하겠다는 것으로 공급에만 치중해 안전성은 도외시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최근 "전체 인구의 27%가 신종플루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항원보강제'를 첨가한 백신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신종플루 백신제조업체인 녹십자는 정부의 방침대로 현재 '항원보강제' 공급업체를 물색하고 있으며 임상시험 절차와 시판허가를 받아 본격 생산에 들어갈 경우 올해 안으로 600만~1200만 도즈(300만~600만명분)까지 공급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스쿠알렌 등이 성분으로 사용되는 '항원보강제'를 첨가해 백신을 제조할 경우 면역 유발 능력이 2~4배 증가해 그만큼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항원보강제'를 첨가한 백신은 아직까지 시도된 적이 없고 더구나 신종플루 백신에는 처음 사용하는 것으로 각종 부작용 발생 우려 등에 대한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을 지 논란이 일고 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조류인플루엔자 백신을 개발한 충남대 수의학과 서상희 교수는 "'항원보강제'를 썼을 경우 백신의 효능은 높아지지만 순도는 낮아져 안전성 면에서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정부가 백신공급량에만 매달려 국민들을 실험대상으로 전락시키는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 교수는 "'항원보강제'를 신종플루 백신에 쓰는 것은 처음으로 사실상 신약개발과 동일해 어떤 특이반응과 부작용이 야기될 지 짧은 기간 임상시험을 통해 위험여부를 판명키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1975년 현재의 신종플루와 유사한 돼지인플루엔자 백신이 미국에서 유행했을 때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1명에 불과했지만 백신 접종에 따른 부작용으로 무려 25명이나 죽었던 사례를 들어 백신공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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