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0·21 대책'을 통해 수도권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를 해제하기로 함에 따라 본격적으로 수도권 규제완화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대책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제기반이 크게 흔들리는 와중에 건설경기마저 급랭하면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긴급처방으로, 건설업체의 숨통만 터 줄 뿐 지방 부동산시장과 지역 수요자들에게는 제대로 된 효과를 발휘할 지 회의적인 시각이 강하다.

정부가 21일 내놓은 '가계주거부담 완화 및 건설 부문 유동성 지원 구조조정 방안'은 수도권 내 지정목적이 사라진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해제로 '대출규제 완화' 효과를 일으켜 다소나마 얼어붙은 수도권 거래시장을 회복시키는 데 있다.

정부는 내달 중 주택시장에 대한 실태조사 후 해당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해제를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그동안 수도권에 대해선 주택보급이 부족하고 집값이 불안해질 수 있는 점을 들어 투기지역 해제는 절대 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은 "10·21 대책은 전반적인 불황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풀이되며 본격적인 수도권 규제완화라는 점으로도 의미 부여할 수 있다"고 평했다.

충청권 부동산업계도 10·21 대책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부동산중개업자 김 모 씨는 "매매는 한 달에 1건조차 성사되기 힘들다"며 "기존 입주자들도 10%를 넘어선 대출이자에 떠밀려 허덕이는 판에 쉽게 돈을 빌려 집을 살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정부방침은 서민의 입장을 생각해 보기나 한 것이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 때문에 10·21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충청권 부동산시장 분위기는 냉랭하다. 거시경제 악화, 고금리, 집값 하락, 금융시장 불안 등 각종 악재가 많은데다 매수자들이 집값 하락을 내다보고 있어 매수를 꺼리고 있어 거래가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이다.

충청권 부동산업계는 정부의 대책에 수도권과 수도권 시장만 반영될 뿐 지방 분양시장과 거래시장은 여지없이 빠져 시장이 살아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업계는 10·21 대책으로 미분양과 자금난 해소 등 유동성 위기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도덕적 해이를 부추긴다는 반발감도 크다.

회사원 김 모(38·대전시 서구 삼천동) 씨는 "지방의 주택구매 심리가 너무 얼어붙어 문제인데 정부가 이를 우선적으로 해소하려는 노력보다는 경기부양이라는 취지 아래 건설사 살리기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박길수·김재광·황의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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