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가 위성 궤도진입에 실패했지만 발사를 통해 얻은 성과가 큰 만큼 이를 보완·발전시키는데 정부와 연구진 모두 책임 소재를 논하지 말고 다시 힘을 모을 때라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앞으로 계획돼 있는 우주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우주개발기구 설립 등 연구개발 환경을 이해할 수 있는 정부조직 내 별도의 조직 마련이 절실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나로호 발사를 통해 일부 분야는 선진국을 뛰어넘는 기술을 축적해 향후 2010년 5월 2차 나로호 발사와 그 이후의 다양한 우주개발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지난 25일 쏘아올린 나로호는 발사체 1단과 상단의 엔진 정상작동, 1단과 2단 분리, 위성분리, 발사통제·추적·관제시스템 및 발사대 시스템 운용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점이 향후 발사체 기술자립을 실현하는데도 큰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나로호 발사에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원격 발사체 추적시스템은 공동개발국인 러시아뿐 아니라 세계를 놀라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주강국으로 알려진 프랑스·러시아도 레이더를 사용해 발사체의 궤적만을 추적할 뿐이지 우리처럼 무선통신을 활용해 발사체의 속도, 위치 정보를 주고받는 시스템을 만들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나로호가 우주로 쏘아올려지면서 자신의 속도와 방향정보 등을 항우연에서 수신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단순한 비행궤적뿐 아니라, 초속 수 ㎞로 비행하는 나로호의 속도, 위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데 성공했다. 이 같은 성과는 우주기술 분야에서 우주선진국들을 뛰어넘는 기술을 구축하며 우주선진국 도약의 자양분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평가다.

또 2단부을 개발하는 예산이 일본·인도 등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페어링 분리 외에 모든 과정이 성공으로 이어진 것은 우리나라 연구진들의 노력과 땀의 값진 결과라는데 이견이 없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항공우주 기술자립에 초점을 맞춘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오는 2016년까지 총 3조 60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에 명목상이 아닌 효율적인 개발이 가능할 수 있는 환경조성과 이에 따른 전폭적인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우주개발 분야 전문가는 “이번 나로호 발사가 실패로 돌아갔지만 우리나라가 우주강국의 반열에 올라서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며 “앞으로 우주개발사업이라는 당위성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정부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을 위한 독립적인 기구설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홍표 기자 dream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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