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휘발유 값이 연일 상승하면서 ℓ당 평균 1700원 대에 바싹 다가섰다.

치솟는 기름값에 주유소를 찾는 서민들의 발걸음은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26일 주유소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5일 현재 대전지역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와 경유의 ℓ당 평균 가격은 각각 1696.73원과 1474.26원을 기록 중이다.

이는 전국 평균 가격(휘발유 1692.33원·경유 1464.99원)보다도 높고, 서울과 강원에 이어 3번째로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이달 들어서는 유제품 가격이 거의 매일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어 운전자들이 체감하는 부담은 더욱 크다.

시중에는 이미 휘발유 1ℓ 가격이 1700원을 넘어선 주유소가 급속히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유성구 지역은 관내 57개 주유소 가운데 ℓ당 1700원 이상인 곳이 35개에 달해 다른 지역과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운전자 권 모(33·대전시 유성구) 씨는 “일주일에 한 번 주유소를 갈 때마다 올라 있는 가격판을 보면 한숨만 난다”며 “환율도 안정되고 국제유가도 작년보다 크게 내렸는데, 무엇 때문에 기름값이 오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158ℓ) 당 70달러 선에 거래 중이며, 원·달러 환율도 1240원 부근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말 국내 휘발유 가격이 ℓ당 1900원 대로 올랐을 때는 두바이유가 배럴 당 140달러, 원·달러 환율도 1500원을 넘나들었다.

이에 대해 정유업계는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와 경유 등 완제품 가격은 국제유가 외에도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완제품 가격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이 같은 업계의 주장을 납득할 수 없다는 표정이다.

소비자 단체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환율과 국제유가 핑계를 대며 발 빠르게 기름값을 올리던 정유사들이 이제와서는 하락요인은 애써 외면한 채 다른 핑계로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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