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연기군수 보궐선거가 '심판론' 대 '선진당' 대결구도로 압축되고 있다. 연이은 불법부정선거로 내리 3번째 재보선을 초래한 자유선진당에게 정치적 책임을 묻는 '심판론'과 연기지역이 선거구인 선진당 심 대표의 영향력을 일컫는 이른바 '심대평 정서' 간 팽팽한 기세싸움이 초반 선거전을 달구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잦은 재보선으로 군민들의 자존심과 명예를 실추시키고 주민의 귀중한 세금낭비까지 초래한 선진당을 겨냥해 '심판론'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는 가운데 선진당은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이라는 점과 4선의 도지사를 역임한 심 대표의 개인적인 영향력에 기대를 걸고 있는 형국이다. 한나라당은 각 정당별로 연기군수 보선이 확정되기 이전부터 선진당을 '불법부정선거의 상습 정당'으로 규정하며 '선진당 후보 공천배제론'을 제기했다. 한나라당은 논평 등을 통해 "두 번의 부끄러운 선거를 치르기 위해 군민의 세금을 축낸 만큼 이번 보선에서 선진당은 후보공천을 하지 않는 것이 군민에 대한 진정한 사과"라며 일찌감치 선진당 압박에 나서 지속적 정치이슈화를 꾀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21일 박희태 대표가 최무락 후보 지원유세를 통해 선진당에 대한 정치적 책임론을 제기하며 '심판론' 수위를 한층 높인다는 전략이다. 민주당도 선진당을 타깃으로 '심판론'을 내세워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민주당은 박영송 후보가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선진당은 이번 선거에서 지역정당 운운하며 지지를 호소하기 전에 군민에게 진심어린 사죄부터 하는 것이 정치도리"라며 선진당에 대한 '심판론'에서는 한나라당과 공조하고 있다. 민주당은 또 지난 19일 정세균 당 대표가 직접 연기지역을 찾아 "이번 보선으로 10억 원의 국민세금이 고스란히 다시 들게 돼 안타깝다"며 "책임을 마땅히 통감해야 할 정당이 또 다시 후보를 냈으니 염치없는 정당'이라고 강조하는 등 '심판론' 공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맞서 선진당은 심 대표를 전면에 내세운 선거전략으로 '심판론'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복안이다. 선진당은 유한식 후보 선거사무실 건물에 심 대표와 유 후보가 나란히 서 있는 대형 현수막을 내걸 만큼 '심 대표 정서'에 기대는 선거전을 구사하고 있다. 선진당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심판론'에 정면으로 대응해서는 정치적 명분에서 밀릴 수 있다고 보고 선거당일 투표 참가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중장년층 유권자를 움직일 수 있는 심 대표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