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휴~ 한 달 전만 해도 1통에 2000원이었는데….”

지난 주말 겉절이 재료를 사러 대형마트에 온 주부 최미란(41·대전 서구 갈마동) 씨가 부쩍 오른 배추값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달 2000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었던 배추가 3000원에 팔리고 있는 것.

최 씨는 “김치나 깍두기는 담글 엄두도 내지 못해 겉절이 등으로 대신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이마저도 부담스럽게 됐다”며 “각종 생필품 가격과 전기·가스 요금, 휘발유값 등 안 오른 게 없어 살림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최 씨는 “1만 원짜리 한 장으로 세 가지 정도의 찬거리를 사면 동전 몇 개 남는 게 전부”라며 “채소류와 고춧가루 등의 가격이 비싸 벌써부터 김장 담글 생각에 한기(?)가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장바구니를 통해 지역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물가가 안정되고 있다며 정부가 내놓는 각종 지표와는 다르게 각종 물가는 꾸준히 상승, 1년 사이 최고 2배 정도 치솟았다.

13일 ㈔한국물가협회 대전충남지회에 따르면 지난주 기준 상추(100g) 가격은 1200원으로 한 달 전보다 79.1% 급등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 해봐도 44.6%나 올랐다.

생태(10%)와 조기(10%), 오징어(7.7%) 등의 수산물 역시 전년 동기 대비 가격이 상승했다.

올 들어 주류·외식업계에서 가격 인상이 잇따랐고, 의약품, 세제, 중고생 참고서, 화장품, 자전거 등의 가격도 전방위적으로 올랐다.

이와 함께 CJ가 설탕가격을 올리면서 빵, 햄, 우유, 음료, 과자 등 가공식품 전반에 연쇄적인 가격 인상이 예상되고, 대두 가격도 올해 초보다 상승해 식용유, 콩류 제품가격 인상도 우려되고 있다.

부동산가격과 전세금이 오르면서 주거비 부담도 커지고 있고, 교육비마저 심상치 않다.

자율화되는 고등학교 교과서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고교 교과서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이미 14.5% 인상됐다.

또 국제유가 급등으로 지역 주유소 휘발유 가격도 ℓ당 평균 1660원대를 넘어서며 올 초 대비 ℓ당 360원이나 뛰었다.

이처럼 시중 물가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정부는 이르면 10월부터 서민들의 생활물가와 직결돼 있는 주요 생필품 판매가격 정보를 공개할 계획이다.

그러나 추진속도가 더딘 편으로 주요 생필품 가격 정보의 경우 일부 품목에 대해 한정돼 있고, 공공요금 원가자료 공개도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순재 기자 ksj2pro@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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