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 공무원 노조들의 엇갈린 행보가 여론의 도마위에 올랐다.

6급 이하 공무원들의 근로조건 개선 등 후생복지를 위해 합법화된 공무원 노조는 노조원 이전에 국민의 세금으로 임금을 받고 신분과 정년이 보장된 주민의 공복으로 ‘위민봉사(爲民奉事)’의 책임이 있다.

하지만 민주노총 소속 일부 자치단체의 공무원 노조는 공무원이란 본분을 잊은 듯 단체교섭에 불만을 갖고 야간에 시장관사에 난입을 시도하는 등 상식에 어긋난 일탈행동을 서슴지 않아 비난을 자처했다.

또 일부 노조원은 공무원 근무규칙을 위반하거나 불법 행위로 형사처벌을 받아 해직, 노조원 자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노조를 원격조정하거나 사무실을 무단사용해도 해당 자치단체는 이를 문제삼지 않은 채 ‘좋은 게 좋다’며 묵인하고 있다. 반면 일부 자치단체 공무원노조는 노조설립 취지에 맞게 노조원의 복리증진과 공직개혁 등을 위해 운영됨은 물론 주민들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한 ‘농산물 팔아주기’ 등의 봉사활동을 펼쳐 주민들로부터 신선한 감동과 함께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충북도청 공무원노조

충북도청 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정경화)은 지역 쌀 소비 촉진 등을 위해 본청을 비롯, 사업소, 소방본부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벌인 '내 고향 쌀 1포 팔아주기 운동'을 벌여 성과를 거두었다.

19일 공무원노조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직원 신청을 받은 결과 청원 청원생명쌀 450포, 청주 직지쌀 89포, 진천 생거진천쌀 187포 등 모두 1383포(시가 3100만 원)의 구매실적을 올렸다.

노조는 이날 도내 각 지역서 구매한 12개 브랜드쌀을 신청자들에게 전달했다. 노조는 풍작, 소비 감소, 타지 저가 쌀 유입 등으로 산지 재고량이 늘어 어려움에 처한 지역농민들의 고충을 덜어줌은 물론 쌀 소비 붐 조성을 위해 쌀 팔아주기 운동에 돌입했었다. 지난 15일 현재 충북 쌀 재고량은 3만 3000t(농협RPC 2만 9000t, 민간RPC 4000t)으로 23.0%의 재고율을 보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농민들의 시름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한 취지였는데 직원들의 호응이 컸다"며 "이 운동의 속개 여부는 정부의 재고 쌀 10만t 공매 결과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공무원노조 충북본부

공무원노조 충북지역본부는 지난달 29일 청주시와 단체교섭 6차 실무교섭이 결렬되자 지난 13일 밤 남상우 시장 관사를 찾아가 시장 면담을 요구하며 난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대문 일부를 파손시켰다.

전공노 충북본부는 이 같은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청주시 공무원들은 물론 지역사회로부터 비난여론이 일자 지난 18일 유감표명을 했다.

전공노 충북본보는 이날 이 사건과 관련, 청주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시장 관사의 대문 빗장 파손에 대해서는 이유 여하와 책임소재, 경중을 막론하고 유감을 표한다"고 밝힌 데 이어 이날 오후 남상우 시장과의 면담을 갖고 사과의 뜻을 전달했다. 전공노 충북지역본부는 "그동안 청주시가 단체교섭에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해 갈등의 원인이 됐다"며 "노조가 출근·중식시간에 진행하던 선전전을 일시 중지한 만큼 청주시가 원만한 대화를 통해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일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주시는 이 사건과 관련, 당초 관련자 형사고발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려다 노조의 사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경찰은 17일 참고인 신분으로 관련 공무원을 조사했으며, 노조원에 대해서도 조만간 소환조사한 뒤 위법사실이 드러날 경우 형사처벌키로 해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이에 대해 청주시의회 관계자는 “공무원 노조는 노조원 이전에 공무원 신분을 망각해서는 안된다는 게 주민들의 여론이다”며 “공무원 노조는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직원들의 복리후생 등 근로조건 개선과 행정의 수혜자인 주민들을 위해 투명행정과 위민행정을 위해 교섭노력을 벌인다면 동료직원들과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청주시 공무원노조는 지난 2004년 10월에는 시장을 개에 비유하는 사건을 일으켜 관련 공무원이 사법처리되는 등 전국적인 파문을 일게했으며, 이로인해 동료 직원들과 청주지역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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