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적으로 신종 인플루엔자 감염환자가 108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19일 대전시 서구 보건소에서 시민들이 신종플루 상담을 받고 있다. 김상용 기자 ksy21@cctoday.co.kr  
 
“열도 나고 기침도 심한 게 아무래도 신종플루인 것 같아요. 죽으면 누가 책임질 것입니까. 약부터 먼저 주세요.”

신종플루 불안감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대전지역 일선 자치구 보건소도 업무 마비사태를 빚고 있다. 신종플루 감염으로 사망자까지 발생하면서 대전지역 자치구 보건소 담당자들은 밀려드는 주민 민원에 떠밀려 업무 과중으로 인해 압사(?) 직전이라는 하소연을 쏟아내고 있다.

보건소 관계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전화상담받고 방문객 응대하고…, 이젠 말할 기운도 없다”며 “신종플루 감염을 의심하는 주민 전화와 방문 폭주로 매일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 서구 보건소의 경우 최근 들어 매일 50~60명 이상의 신종플루 의심 주민들이 보건소를 찾아와 검사를 의뢰하는 등 각 자치구별 보건소는 이미 신종플루 관련 민원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동구와 유성구 등 관내 보건소도 하루 방문객만 40명 이상에 육박하는 등 늘어선 의심환자 행렬로 전화 응대할 여력조차 없을 정도로 사정은 악화됐다.

서구 보건소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이번 전염병 감염이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면서 전화문의가 빗발쳐 수시로 불통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주민이 아침부터 보건소를 찾아와 무작정 약(타미플루)을 요구하는 통에 일일이 설명하고 응대하는 것 만으로도 벅차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들 민원 중 상당수가 신종플루와 무관할 수 있는 단순 감기증세로 보건소를 찾아 업무를 과중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보건소는 관련 지침에 따라 ‘의심환자’ 기준을 △외국을 출입한 경우 △확진자와 직접 접촉한 경우 △집단 발생한 경우 등에 중점을 두고 확진을 위한 추가검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신종플루 감염 개연성을 찾기 어려운 지역 환자 민원으로 인해 선별과 보건교육 업무가 폭증하고 있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단순히 열이 나고 감기증상을 보인다는 것만으로도 신종플루 감염을 의심하는 통에 이번 전염병을 설명하는 보건교육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실정”이라며 “밤새 걱정하다가 보건소를 찾았다는 민원인에 대해 (신종플루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보건복지가족부가 지난 17일 신종플루 확진검사에 사용되는 장비에 대해 건강보험급여 적용을 확대하는 등 동네 병·의원에서 검체채취 검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구 보건소 측은 “이들 병·의원의 경우 직접 검사장비가 없어 실제 동네검사는 요원할 것”이라는 견해다.

결국 동네 병·의원 검사가 정착되기까지 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황의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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