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정에 달한 휴가철, 유명 피서지를 가보면 두 번 놀란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와 대도시 중심부를 방불케 하는 인파에 놀라고, 이들이 버리고 간 심각한 쓰레기를 보면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주요 피서지의 쓰레기는 배출되는 양에서도 놀라지만, '버리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로 종량제 봉투에도 담겨지지 않은 채 마구 버려지고 있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게 된다.

한 낮 동안 파라솔이 빼곡히 채워진 주요 해수욕장 백사장은 일몰 직전 일제히 파라솔이 걷히면 파라솔이 설치됐던 자리가 모두 쓰레기 더미가 된다.

백사장 전체가 쓰레기와 모래가 절반씩인 모습이다.

해질 무렵 한 차례 청소요원들이 투입돼 치워지는 백사장은 다시 취객들의 차지가 되고 밤새 이들이 버린 쓰레기가 새벽이면 또 다시 쌓이는 일이 되풀이 되고 있다.

이 같은 백사장 쓰레기 더미는 전국 어느 해수욕장에서든 흔히 발견되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32개의 해수욕장을 갖추고 있는 태안군의 경우, 피서기간 중 2억 5000만 원의 지자체 예산을 세워 연인원 7000여 명을 동원해 바닷가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

매년 7월과 8월에는 평달의 2배에 달하는 1200~1700t의 쓰레기가 발생하고 있다.

충남 최대의 규모인 대천을 비롯해 6개의 해수욕장이 운영되고 있는 보령지역도 6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하루에 50명씩을 동원해 평균 20t씩의 쓰레기를 치우고 있지만 당해내기 힘든 지경이다.

쓰레기 발생은 해수욕장에 그치지 않는다.

주요 하천과 계곡 등 물이 있고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면 예외 없이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양심과 함께 내버려 지고 있다.

지자체 청소업무 담당공무원은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지도 않고, 음식물 등으로 범벅이 된 젖은 쓰레기를 버리는 비양심적 투기행위가 너무도 태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며 "도대체 세계 최고의 대학진학률을 기록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주소인지 의심스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혀를 찼다.

김도운 기자 oja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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