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학년도 수능시험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3일 노은고 고3 수험생들이 방학도 잊은 채 막바지 시험대비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홍성후 기자 hippo@cctoday.co.kr
 
 
“새벽 1시 반에 잠자리에 들어서 6시에 일어나요. 깨어 있는 시간엔 거의 학교와 학원을 왔다갔다 하며 보내죠, 뭐…. 한 달에 푸는 문제집이 언·수·외 각 3권에 과학탐구 4권 해서 7권 정도, 힘들어도 모든 고3이 겪고 있는 일인데 저만 티낼 수 있나요.”(3학년 박세훈 군)

수능 101일을 남겨둔 3일 오후, 본보 취재진이 찾은 대전 유성구 노은고교의 3학년 교실.

학생들은 매 시각 정시가 되면 우르르 교실 밖으로 몰려 나왔다.

대학처럼 각 교과별 이동수업이 실시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선택한 과목의 수업이 실시되는 교실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느 10대 아이들처럼 깔깔거리는 그들의 손엔 저마다 서너 권의 책이 쥐어져 있었다.

주로 언어와 수리, 외국어 교과의 문제집과 참고서, 프린트물이었다.

쉬는 시간 10분이 끝날 무렵 학생들은 저마다 수업을 받는 교실에 자리를 잡았다.

수업종이 울리자 학교엔 다시 정적이 흘렀다.

교사의 목소리만이 간혹 교실 문을 비집고 흘러나올 뿐이었다.

수능 D-101이라고 커다랗게 쓰여진 달력의 압박 때문인지 학생들은 한 여름의 더위도, 방학의 즐거움도 잊은 듯했다.

학생들은 오전 7시 정도부터 오후 3~4시까지 학교에서 실시하는 보충수업을 받은 후 밤 10시까지 자율학습을 한다고 말했다.

개중엔 새벽 한 시까지 추가적으로 과외나 학원 등에서 별도 학습을 한다는 학생들도 있었다.

책상 한 편에 수북이 쌓인 문제집과 참고서에 대해 묻자 방학 동안에 풀려고 하는 문제집만 10권이 훨씬 넘는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권도영 군은 “언어와 수리가 어려워서 방학 동안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있다”며 “시간은 너무 빨리가는데 점수는 오르지 않아서 갈수록 초조해진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수시모집, 입학사정관제 등 각 대학별 입시전형이 다양해졌지만 고3 수험생들의 생활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합격통지서를 받기 전까진 어떤 것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도현 군은 “다른 전형을 위해 내신이나 체험·봉사활동을 관리하기엔 너무 늦은 시점이라 수능에만 집중하려 한다”며 “하루 14시간 정도씩 공부하고 있는데 꾸준히 점수를 만들어 수능에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양 또한 “정시로 대학을 간다는 생각으로 4~5시간만 자는 강행군을 하고 있다”며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지만 포기할 순 없는 것 아니겠냐”고 되물었다.

수능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피로가 누적되고 있는 건 교사들도 마찬가지.

3학년 교무부장을 맡고 있는 김현태 교사는 “학생도 교사도 점점 지쳐갈 수 있는 시점이라 체력 등에서 꾸준히 자기관리를 하는 게 중요하다”며 “모든 학생들이 전략을 잘 짜서 자신의 실력을 100% 발휘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창현 기자 jch801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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